19년 8월 21일~23일
2박3일 여행기
토끼섬,코끼리 바위,개머리언덕,
인천에서 9시10분 배를 타기 위해 아침 5시 50분에 집을 나섰다
석촌역에서 종*님을 만나 9호선 급행을 타고 노량진까지 가서
1호선으로 갈아타고 인천역에서 내려 다시
택시를 타고 인천 여객터미널로 향하였다
굴업도로 바로 가는 직항로는 없다
9시10분 출발하여 덕적도까지 2시간 다시 덕적도에서
굴업도까지 1시간 가는 배표를 끊어
쉽게 갈수 없는 섬 굴업도에 도착했다
굴업항에 도착하면 굴업리에 사는 민박집 트럭들이
굴업리 마을까지 픽업해준다
민박은 전이장 집으로 예약 하면서
12시 넘어 도착 할것 같아
바로 점심을 먹겠다고 미리 부탁 했었다
차려진 밥상
얼마만에 받아 보았던가
아침도 못먹고 출발한 허기진 배에
맛있는 음식이 아리랑 고개를 쉽게 넘어가
오장육보를 간단히 점령 해 버렸다
팀원중 한분인 도*님이
이장님댁 밥이 맛있다고 하기에 선택 했는데
전라도 한정식이 부럽지 않은 꿀 맛이었다
이어
바로 해변을 걸어 썰물때만 갈수 있는
토끼 섬으로 향하였다
물이 많이 빠진 큰말 해변은 운동장 만큼이나 넓었고
그곳을 지나 토끼섬에 가니
몇분은 보말을 따고
두분은 토끼섬 산행에 올라 다녀 오시고
나는 이도 저도 아니게
토끼섬 완주도 못하고 보말도 못 따고
뒤쪽으로 넓은 바위 움푹 패인 동굴같이 보여서
가 보았더니 웬걸
움푹 패인게 예사롭지 않아 렌즈를 갈아 끼우려고 나왔다가
물이 들어 와서 다시 못 들어 갔다
지난해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이라고 지정을 예고 한곳이었다
바퀴 벌레처럼 징그럽지만 사람이 가면
더 빨리 피해 도망가는
갯강구가 1개 대대급이었다
이어
물빠진 코끼리 바위로 향하였다
그곳을 가기 위해선
굴업도 동섬과 서섬을 이어주는 목기미 해변
해변을 따라 서걱서걱 걷다보면
오래된 낡은 나무 전봇대가
해변에 박혀 있다
한때는 민어가 많이 잡혀 불야성을 이루던 목기미 해변
코끼리 바위로 다가가자
다리와 코는 닮았지만
코끼리 형상은 안나왔다
웅장하게 서있는 다리
방향에 따라 다르다
얼마나 큰지
비교되었다
이어
사구 언덕으로 올라갔다
1920년대 초까지 해마다 백령도에 이어 민어 파시가 형성되던 곳
그럴때면 수천명이 북적였다고 한다
바다에선 고기를 잡고 육지에선 땅콩을 재배 했었고
지금의 폐허가 된 해변에 상상이 안되었다
1923년 8월에 불어 닥친 2353 태풍이었다 1,157명의 인명피해를 냈던
이 태풍은 기상관측 사상 두번째로 많은 인명피해를 낸 태풍이
굴업도에서 일어 났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 이후로 동섬 마을은 재건이 어려웠고
어획량도 줄어 들면서 민어 시장도 맥이 끊겼다
전기줄이 끊어진 전봇대
아무도 찾지 않는 창고 건물의 잔해만 남아 있었다
1980년대부터 인구가 급격히 줄어
잊혀져 가는 섬이 세간의 관심을 끈것은
1994년 방사선 폐기물 관리센터로 선정 했다가
굴업도 땅속 화산지질로 발견되면서
취소되었다는 보도였다
그이후로
빈집을 찾아 다니며 사들여
지금은 CJ그룹이 거의 소유 하게 되어
섬 전체를 깍아 골프장과 레져 단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또 다시 논란이 되었다
지금은 골프장 건설을 포기 했지만
해양 레져는 진행될 예정이여서
자연 생태계의 훼손은 불가피 할것이다
백패킹의 성지로 알려져 있어서 끊임없이 관광객은 이어지며
주민 몇가구만
민박으로 고소득을 올리며 생활해 나가고 있었다
잔구름이 하늘을 덮혀 일몰을 시원찮지만
개머리 언덕으로 올라 가 보았다
굴업리 해수욕장이 한눈에 보이며
물이 들어오면 토끼섬 사이로 고깃배도
드나드는 섬이 되고
조수 간만의 차이로 본섬으로 연결되는 길을
만들었다가 없애기를 반복 되는 토끼섬
해는 늬엇 늬엇
구름속에 가려져 살짝 빛만 감돌았다
2일째
아침 물이 들어 왔을때 목기미 해변으로 걸어
다시 물이 들어온 코끼리 바위로 갔다
만조의 힘이 강할때는 목기미 해수욕장이 완전히 물에 잠겨
연평산과 덕물산을 각기 두섬으로
나뉘어지기도 하는 목기미 해변
사진 여행이라 물론 산을 오르지 못했다
다시 찾아간 코끼리 바위
방향에 따라 나타난 다른모습
사람의 옆 모습 같기도 하고
다양한 모양이 나왔다
물이 들어 오고 나가기를 하루에 두번
수억년 세월동안
굴업도의 버팀목처럼 지켜온 바위가 위엄 있었다
사구 바로 옆에는
논밭처럼 이어지는 다랭이 언덕
이곳이 땅콩 농사의 흔적이었다
이어
다시 토끼섬으로 향하는 해변
바위 세개 서있는 무인도인 선단여
백아도에 어린남매가 살고 있었는데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마귀 할멈이 여동생을 데려 갔다
혼자 남게된 오빠는 세월이 흘러 어부가 됐고
배를 타고 고기 잡으러 나갔다가 거센 풍랑을 만나
이름모를 섬에 머물게 되었다
그는 그섬에서 이쁜 처녀를 만났고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
여는 원래 물속에 잠겨 보이지 않는 바위를 뜻하지만
세월이 흘러 수면위로 많이 노출 되어도 그렇게 부른다
그런데 그처녀는 어릴때 잃어버렸던 여동생
하느님은 사람을 보내서 사실을 알린후
헤어지도록 하였으나
두사람은 차라리 죽는게 낫다며 버티다
두남매와 마귀할멈에게 벼락을 내려 죽게 했고
그후로 세개의 바위가 절벽처럼 솟아나게 됐다는 전설이다
이광경을 본 선녀는
붉은 눈물을 흘리며 하늘로 올라 갔고
그후 "선녀 선 붉은 단"자를 써서(仙丹)여로
불렀다고 한다
자연석은 모진 풍화작용에
갖가지 형상을 남기며
이도 저도 못하게 같혔다
파도에 떠밀려 온것 같은
거대한 물고기 형상
토끼 섬은 한때 주민들이
토끼를 풀어놓아 키운곳이라 하여
붙혀진 이름이라고 한다
거대한 바위덩이를 품은 토끼섬
서쪽 방향에 넓은 바위가 있고
동쪽엔 120여m 나 되는 더 넓은 바위가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바다에 의해 침식 되어 반달 모양으로
깊이 패인 지형을 <해식와>라고 한다
해식와는 바닷물과 소금기가 만들어 내기도 하고
밀물과 썰물에 의해 풍화 작용과 파도의 침식 작용이 겹쳐
만들어진 토끼섬 해식와
전국을 통틀어 제일 크고 해식와로는 넘버 원이라 했다
해안가 절벽이 파도에 의해
침식돼 생긴 넓은 동굴
수평 방향으로 이어진 곳에서
인생삿도 남기며 한참을 즐겼다
<사진촬영 여*님>
험한 지형도 걸어 가 보았다
그리곤
공중부양을 하며 해변에서 신나게 뛰었다
사진촬영 <도*님>
이어
일몰 보려고 다시 개머리 언덕으로 올라 갔다
알프스 초원 처럼 능선이 구릉지고 완만하여
백 패킹하는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 같았다
처음으로 백패킹 왔다며
첫 텐트를 치고 있는 신혼부부
그날 유일 무일한 텐트 한 동이 전부였다
좋아서 발길 닿는대로
이곳 저곳 다니다 보니
한없이 바다로 떨어지는 노을에
스크렁 군락 물결은 가슴 먹먹한 감동으로 밀려왔다
양쪽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초원
방아깨비가 많고
뛰어 놀던 꽃사슴도 풀을 뜯으며 경계 하고
가까이 갈수록 숨바꼭질 하자 한다
내려온 능선을 돌아보니
새털 구름으로 덮힌 하늘은
날개 핀 거대한 공작새를 방불케 했다
한여름엔
백 패킹으로 북적 거렸을 이 능선
혼자서는 할수 없는일 누군가 일행만 있다면
나도 텐트 가져와 밤하늘을 보며 야영지에서 하루밤
묵고 싶었다
누군가와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등불이 되어 마음의 창을 열고 싶어지는
여명의 빛
해는 이미 바다속으로 들어가
핸드폰으로 불을 밝히며 조심히 내려왔다
마음 같아선 별을 찍고 싶었지만
옅은 구름들이 많아졌다
오름을 오르는듯
개머리 언덕을 돌아 나오는 능선에서
서편제 영화가 떠올라
"아리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 쓰리랑"♬
한바탕 춤사위가 벌어졌다
동영상을 찍었으면 영화 한 대목이 되었을텐데...ㅎ
첫날밤 자고 난뒤에
일행중 종*님이 다리에 벌레 물린것처럼
가렵다며 빨갛게 표시가 났다
잠자리에서 그런줄 알았지만
민박 주인장은 당신도 물렸다면서 방은 아니고 밖에서 물렸다고 한다
나도 가렵지도 않고 살짝 표시만 났다가
집에 도착해서 발목에 뭐가 물린것처럼 가려웠다
그러더니 무릎 아래로 양쪽 다리에 40여개 붉게 표시 났다
우리 일행들도 알수 없는 해충 때문에
안전한 곳으로 귀가 했는데도 뒤늦게 나타나
신고식을 혹독하게 치룬 굴업도였다
굴업도는
크지도 작지도 않고 차도 필요 없는 섬
무조건 걸어야 하는 곳이다
썰물때 맞추어 토끼섬과
코끼리 바위를 두번씩 다니고
개머리 언덕도 일몰 보려고 그랬다
전경은 하늘에서 보면
마치 사람이 엎드린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붙혀진 굴업도
우리나라 유인도 중 훼손이 안되고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되어
한국의 갈라파고스라고 불리우고 있으며
토끼섬 뒤쪽 해식와는 천연 기념물로 지정중이었다
지방으로 여행가면 늘
해먹을수 있도록 준비하곤 했었다
이번은 모두 사먹기로 하고 떠났는데 생각보다
민빅집 주인장의 음식 솜씨가 대단하여
잘먹고 다닌 편한 여행이었다
짐도 줄이고 매끼니때마다 번거로움이 한방에 해결되니
이보다 더 좋을수가 없었다
확실히 돈을 쓴 만큼 편한 여행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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