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2.19~24일 5박 6일
구룡포, 호미곶, 영일만, 불꽃 정원, 화암 주상절리,
지리산 삼성궁, 통영, 고성 소가야 고분군,
돌봄 하는 손주가 유치원 졸업하다 보니
즈그 이모집 보낸다 하길래 어쩌다 우리가 휴가가 되었다
휴가라 해도 날씨가 온통 영하 10도를 맴돌고 있으니
따뜻한 남쪽에 가려고 했으나
그나마 호남보다는 영남권이 영상의 날씨이기에
그 방향으로 여행길에 나섰다
구룡포는 7번 국도를 따라 옆으로 지나치기만 했었던 곳
오전 늦게 출발하여 도착하니
해가 떨어질 시간이다
구룡포 해수욕장에 숙소부터 정했다
성수기의 50% 할인 맘에 들어 2박을 하기로 하고
동백꽃 필 무렵 촬영지에 잠깐 들렸다
다음날 아침 여름이면
북새통을 이룰 해수욕장이 한산하다
주변에 구룡포 주상절리도 있고
주말이기에 캠핑카도 여러 대 정박해 있었다
급이 다른 차박
새삼 생각이나
아직은 추운데 하면서
걱정 아닌 걱정을 하게 된다
우리나라 지도를 보면 흔히
토끼 꼬리, 호랑이 꼬리라 불리는
구룡포 해안도로를 따라 올라갔다
삼정 포항을 지나면 삼정 섬도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건너던 다리라고 한다
드라마는 안 보기에 잘 모르지만
다리를 건널 수 없게 줄을 쳐 놓았다
파도가 치면 자연산 미역이 떠다닌다
미역을 줍는 현지인
가까이 갈 수 없는 오징어
대량 건조하는 작업장이 보이고
너울성 파도를 치는 검푸른 바다는
제주도 남쪽 바다에서 있었던
낯익은 풍경이다
보기만 해도 힐링되는 넓은 바다와 파도
차량도 복잡하지 않고 가다 서고를 반복해도
전혀 불편하지 않는 절경의 드라이브 코스였다
신우대도 곳곳에 많은 구룡포 해변
호미곶을 정점으로 찍고
동해 위쪽으로 해변 따라 이동이다
포항 관광지에 나온 유명한 장소를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독수리 바위를 지나쳤다가
다시 뒤돌아 가보니
수많은 파도에 날개가 부러져
그냥 지나치기 십상인 독수리 바위
그 위에 갈매기들이 나 잡아봐라
보란 듯이 날고 있다
다음은 구룡소 길
안내판을 보고 꼭 찾고 싶은 곳이지만
들어가는 입구에
김해 김씨 문중산 소유재산이라고 경고문이 있었고
사람이 다니지 않은 것 같길래
뒤돌아 반대쪽으로 가보려고 돌아섰다
반대쪽인 바닷길 따라 도전했지만
역시 갈길은 멀고 보이지도 않고
사람도 없고 다시 뒤돌아 나왔다
안내도엔 분명 명소로 나오지만
안내도일 뿐이다
망망대해에 펼쳐진 바다는 검푸른 바다였지만
이곳 포스코가 보이는 영일만에는 옥색 바다
옥색 물들인 무명치마에 힌저고리가 떠오른다
입는다 해도 갈 곳이 없네 ㅎ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신라시대 설화로
연오랑 세오녀 부부가 살았던
신라시대 작은 어촌 마을을 고증해서 만들어 놓은 곳이다
넓어서 산책하기도 좋은 장소
연오랑세오녀가 쌍 거북바위 타고
일본을 오갔다는 설화를 간직하고 있지만
설화일 뿐이다
이어
불의 정원
포항 철길 숲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관정 굴착 중 지하 200m 지점에서 나온 천연가스에
불꽃이 옮겨 붙어
2017년부터 현제까지 타오르며
금방 꺼질 것으로 보고 기다렸으나
불길이 오랜 기간 지속되자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불의 정원을 조성한 것이다
다음날
숙소 바로 앞 구룡포 해수욕장
이미 해가 올라온 후에 나갔다
해수욕장은 금모래빛으로 변한다
이틀 밤을 따뜻하게 잘 자고 아침을 누룽지로 간단히 끓여먹고
울산방향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
낚시 전망대 잠시 정차했다
보릿돌교를 건너다보니
파도치는 난간에 고드름이 달렸다
아직도 추운 2월 20일 가슴속까지 파고든다
여행자들과 낚시꾼이 간간히 보인다
이어
고려 현종 때 흙으로 쌓았던 장기읍성을
조선 세종 때 돌로 축조하여
왜구의 침입에 대비한 성
곡선이 아름다워 발자취를 남겨 보았다
울산 방향으로 내려가면서 볼 수 있음이다
감포항에 등대도 담아보고
경주 양남에 있는
부채 주상절리 흔적을 남기고
내가 찾고자 했던 것은
강동 화암 주상절리였다
수많은 파도에 부딪치며
목재 쌓아놓은 것처럼 가지런히 놓인 절리는
바닷가에 온전히 있었다
신생대 제3기(약 2,000만 년 전)에
분출한 현무암 용암이 냉각하면서 열수축 작용으로
생성 된 냉각 절리
이 주상절리는 동해안 주상절리 가운데
용암 주상절리로는 가장 오래되어
학술적 가치가 높으며 다양한 각도로
형성되어 있어 경관적 가치도 크다고 한다
주상체 횡단면이 꽃무늬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 마을의 이름인
화암은 여기에서 유래되었단다
이어 해변가에는 소나무가 바람막이로 되어있는
강동 몽돌 해변이다
이곳에서 파도를 담는다고 짝꿍한테
이 근 방에 숙박을 알아보라고 했다
어느 세분은 수석을 고른다고
하염없이 고개를 숙인 채 몽돌을 보고 있다
어느 게 좋은 수석이냐고 물으니
객관적인 답변 본인이 이쁘면 그게 수석이란다
그렇지 바닷가에 다니면서 공깃돌 같은
새알을 십여 개 집에다 고이 모셨다
내가 보기엔 이쁘니까 ㅎ
당사도항 3일째 숙박이다
다음날
주전 검은몽돌 잠깐 보고 울산으로 내려가다가
일정을 변경하였다
청학동은 신선들이 사는 별천지
지금은 삭막할 것 같아 초여름에 가자고 했다가
이동시간이 2시간여 소요된다고 해서
내려온 김에 들려보자고 했다
여행객이 없는 비수기철이라 해설사도 접하지 못하고
입장권 살 때만
금지된 곳은 가지 말라는 주의만 듣고 들어갔다
초반에 길은 돌탑 사이로 미로처럼
이어져 있고
계곡엔 얼음계곡으로 아직도
겨울임을 알리고 있다
삼성궁은 환인, 환웅, 단군, 세명의 성인을 모신
배달겨레의 성전이며
수도장임을 내세우는 시설이다
선도를 이어받은 한풀 선사가
수자(修子)들과 함께 수련하며
돌을 쌓아 올린 1500여 개의 돌탑이 주변의 산세와
어울려 이국적으로 보였다
속세와는 동떨어진 이 깊은 산속에
수많은 돌벽과 돌로 쌓은 성들을 보면 그 노고가 놀라웠고
이 많은 돌
또한 이곳에서 나는 돌들로
삼성궁이 만들어졌다니 신비스럽기까지 했다
산중에 없을 것 같은 호수도 있는가 하면
맷돌도 다듬이돌도 전시장처럼 많았고
돌담에는 돌절구가 알알이 박혀 있는가 하면
구멍을 내고 각양각으로 이목구비를 새겨 놓아
다양한 얼굴이 지구촌을 방불케 했다
두 개의 큰 계곡을 따라 자유자재로 만들어진 거 같지만
갖가지 형상들은 창시자의 계획이 있는 듯했다
의미를 알 수 없는 문양과 조각이
마야문명처럼 보이기도 했다
한 바퀴 돌아 나오는데 2시간여 걸렸다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민족정신을 널리 펼쳐
인류공영에 기여하고자 하는 민족 성전이
결코 싸지 않는 입장료로 대대로 이어질 것이다
대나무가 많이 보였던 지리산 자락을 벗어나
다시금 경남 고성으로 달렸다
아름다운 돌담길 학동 마을
학이 알을 품은 모습과 같다해서 이름을
학동이라 지었다고 한다
시간이 멈춘 듯 추억이 생각나는 정겨운 돌담집들
이 마을의 담장은 마을 뒤 수태산에서 채취한 2-3cm 두께의
납작 돌과 황토를 섞어 시루떡처럼 쌓았으며
300년이 넘은
국가 등록문화재 258호로 지정된 곳이다
빗물이 벽으로 흐르지 않게
담의 넓이보다 더 넓은 판석을 놓은 지혜가 놀랍다
1680년 무렵부터 생겨난 학동마을 옛 돌담장
흙과 돌로 쌓은 담장은
마을 분위기를 남다르게 만든 최 씨 종가의 집성촌이다
차가운 공기 속에 햇살 한 움큼 여민 옷깃에 넣어
여유 있게 걸어보는 것도 힐링이 되는 듯하다
이곳에서 한옥 체험과 숙박을 할 수 있었지만
갓 지난 초겨울 예천에서 체험한 거로 충분하였다
따뜻할 때 체험은 몰라도
추울 때 하고 보니 춥다는 생각뿐이었다
봄이면 돌담들이 꽃에 매치되어 훨씬 아름다움이 더 할 텐데
지금은 겨울의 끝자락이다
긴 세월 지탱해온 돌담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다
어디든 한번 가보는 거로 끝나는 게 아니라
사계절 보고 싶은 곳이다
통영
거제도를 가기 위해 아니면
비진도, 사량도 섬을 가기 위해 지나쳤던 곳을 일주하기로 했다
드라이브코스로 산양읍 해안 일주로를 돌다 보니
외국 풍경 같은 바다와 어우러진
빨간지붕 펜션이 그림 같다
우린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펜션에서 1박이다
해안가를 돌다 보면 인평리 수국작가촌 있다
걸어서 들어가려니 다리에 철문이 잠겼다
아마도 작가촌은 사유지 섬인 듯하다
통영에서 이렇게 많은 가리비가
나오는 줄 처음 알았다
다리 바닥에도 난간에도 온통 가리비 문양이다
일본에서 대부분 수입한 걸로 알았었다
세슘이니 어쩌니 해서 한두 번 사 먹고 말았지만
몇 년 전부터 양식도 성공해서
어민들의 수입도 좋고
가리비는 깊은 바닷속 플랑크톤만 먹기 때문에
양식을 해도 자연산이라고 한단다
가을부터 겨울까지 제철인
어마어마한 귤과 가리비는 영양도 만점
곳곳에 칼슘이 많은 껍데기는 산처럼 쌓여 있고
또 한쪽엔 또 다시 쓰임으로
모래처럼 가루를 내어
역시 산더미처럼 만들어 놓아 비료로 쓰인단다
통영에서 5일째 숙박하는 펜션
비대면으로 숙박은 처음 해봤다
검색해서 찾아가 보니 주인이 없다
문고리에 연락처만 남긴 채
통화를 해보니 수화기 넘어 방향 따라 2층으로 올라가
전자키에 번호를 누르라고..
문이 열린다
방도 크고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기에 바로 ok
계좌번호에 이체하고
주변을 둘러보고 입실한다고 했다
그동안에 방을 따뜻하게 해주시라 했다
비수기에 다니는 특혜라고 할까
만족도 별 다섯 개 주고 싶다
다음날
모처럼 숙소에서 나가지 않아도 바다를 볼 수 있는 여유
침대 머리맡에서 해가 떠 오르는 아침이다
서울로 귀경길에
고성 공룡발자국 화석은 지난번에 보았기에 패스하고
송학동 소가야 고분군을 둘러보기로 했다
고성이라 함은 거의 강원도 최북단 고성을 떠올린다
이곳은 존재감이 미미한 최남단 고성이지만
1500년도 넘은 최상위 지배계층의 무덤인
소가야 고분이 있는 곳이다
봄날 잔디밭에 잡풀을 골라내는 아낙들 사이에
나도 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건 왜일까
어느 일이든 함께 하면 놀이요
혼자 하면 쉬운 것도 일이다
오랜 세월 풍화 작용으로
흔적도 없이 모두 깎여 나간 봉분을
후대에 복원한 것이다
우아한 곡선과 웅장함이 6기로 이루어진 고분군
경주 황남대총처럼 둥글둥글한 봉분은
계층의 흔적을 떠나 눈으로 보는 아름다움이다
왜구의 침입에 대비해 설치된
소올 비포 성지를 둘러보는 것으로
마무리하며 상경길에 올랐다
동해안 구룡포 일정을 잡았지만
목적지가 정해지면 가면서 둘러볼 데가 어디인지 검색을 한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전국의 여행지
자주 보는 프로그램도 <걸어서 세계 속으로>
오지여행 보면서 여행을 꿈꾼다
열정이 뽐뿌질 하던 8년 동안
제주도를 1년이면 4번 적게는 2,3번씩
한 달 살기 보름 살기 등으로 다녔다
가족은 물론 친구들만 다니는 것도 부족해
모임, 출사팀, 형제팀 많이도 다녔었다
코로나19로 우연찮게 인원 제한을 하다 보니
이제는 평생지기와 단골이 되었다
운전 안 해도 되고 서포터 확실하게 해주는 편안한 여행으로..
추우면 민박이나 펜션을 이용하고 날씨가 따뜻해지면
차박을 하면서 누빌 생각이다
돌보는 손주 때문에 주중은 어렵고 주말을 이용할 생각이며
딸이 휴가이면 우리도 휴가인셈이다
옆지기한테 운전 최고라고
소고기 투플러스급으로 칭찬만 해준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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