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기

설악산 1박2일 2차 산행기 공룡능선

오드리오드리 2025. 6. 27. 12:41

 

 

 

2025년 6월 17일 ~18일 1박 2일 공룡능선 산행기

 

5년 전에 공룡능선을 탔던 멤버들이

갑자기 다시 한번 가자는 의견에

 흔쾌히 수락하였다

지난번에는 지인의 숙소인 속초에서 자고

새벽 4시 출발하여

4시 20분에 주차장 도착으로

14시간 산행하고

저녁때인 18시 20분에 도착하는 일정이었었다

 

이번엔 새로 지은 희운각 산장에서

하룻밤 자는 거로 부담감을 덜었기에

걱정보다는 기대와 행복감으로 두 번째

설악산 알현하러 go go

 동서울 터미널에서 버스 타고

가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6월 17일 희운각 숙박예약이 확정되는 대로

산대장님의 일정대로 우리는 따르기로 했다 

드디어 진행은 일사천리

당일 아침 동서울터미널에 8시 30분에 만나

9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2시간 30분을 달려

속초 시외버스 터미널 도착 

약간의 거리를 걸어 7번 버스를 타고 35분 걸려

설악산 입구하차

주차장에서 희운각 대피소까지 8.5km

12시 20분부터 바로 걷기 시작했다

 

 

오늘은 희운각까지 가면 되기에

룰루랄라 하면서 느긋하게 걸었다 

지난번 트레킹 했던 코스는 주차장에서 소공원을 거쳐

비선대 양폭대피소 삼각지점에서 금강굴로 향했지만

이번엔 웅장한 협곡의 천불동 계곡에 놀며 쉬며

1 급수에 발도 담그며

점심으로 준비해 온 김밥을 들면서

6시간 걸려 희운각 산장 도착이다

 

 

계절적으로 하지 전이라 낮시간이 길었다

저녁은 준비해온 햇반을 산장에 있는 전자렌즈에 데워

가져온 반찬으로 저녁을 들었다

식수는 따로 없지만

희운각 옆에 계곡물이 흐르는 물을 병에 받아 놓았었다

새벽에 출발하는 계획이어서  저녁 9시면 소등하는 대로

각자의 오픈된 칸막이 산장에서 잠을 청했다

이불은 필요 없어도 바닥에 찬기가 올라올 수 있으니

깔고 잘 수 있는 무릎담요정도 준비하여

잠을 청했으나 밤에는 더웠다

그래도 쉴 수 있기에 고마운 대피소였다

 

 

 

새벽 2시 넘으니 옆칸에서 출발하려는 팀들이

어수선하게 잠을 깨운다

우리도 새벽 3시에 기상하여 등산가방을 챙기고 

아침에 어제 못 받은 사람 물 받으려고 하니

가뭄 탓에 계곡물이 밤새 확 줄어 뜰 수도 없었다 

헤드렌턴을  킨 일행들 따라 새벽 3시 50분 출발하였다

희운각에서 무너미고개 넘어 

사람이 오르면 신선이 되는 곳 신선대 도착하니

새벽 5시 2분 일출 시작이다

해무가 끼여 일출은 빨간 종지에 담아놓은

찐빵이 떠오른다 

 

 

엷은 수채화 빛은 거리에 따라 

아름답게 달라지는 첩첩의 능선들

울산바위도 보인다

희운각에서 깊이 내려와 다시 신선대로 올라온

첫 번째 관문이다

표지목에 마등령까지 5.1km  숫자로는 짧은 거리 같지만 

능선을 오르락내리락 돌계단으로 이어진 코스는

한번 들어가면 마등령까지

빠져나가는 길이 없는 난코스

신선대 옆으로 약간 뒤돌면 

속초 앞바다가 보이고 영랑호가 보였다 

공룡능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전시장 같은

봉우리 군단

전망이 좋고 일출도 볼 수 있는 이곳은

인증삿이 필수코스였다

 

 

국립공원 100경 중 제1경인 공룡능선

아침햇살에 신선대에서 바라보는

외설악과 공룡능선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공룡의 등뼈처럼 뾰족뾰족한 능선이

날카롭게 보인다

가장 어려운 능선을 타야 하는 설악의 요새이다

제일 높은 봉우리가 1275봉, 큰 새봉, 나한봉, 마등령 작은 봉까지

7개의 능선을 타야 한다

이때만 해도 신선한 아침공기에 몸도 가벼웠다 

 

 

때로는 쓰러진 고목이 아치를 만들어

풍경의 일부가 되기도 하고

그림이 되기도 한다

덥다고 느낄 쯤이면 계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청량제 같았다

 

 

지난 산행 때

안개가 싸여 운치는 있어도 공룡능선의 줄기

주름진 계곡의 속살을 전혀 보지 못해서

아쉬움이 많았던 5년 전 

온 산야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일명 곰탕 산행이었었다 

 

이번엔 지난번과는 다르게 화창한 날씨에

촛대바위와 봉우리는 하늘을 찌를 듯 대단한 기세였다  

온 산야가 한눈에 보이는 건 좋았지만

훤히 보이는 높은 오르막을 보면

오르기전에 지친다

 한 계단 두 계단 오르며

"아이고" 소리를 수십 번을 해댔다

기나긴 쇠난간과 로프를 잡고 오르는 건

그나마 다행이었다  

세상에 공짜는 없듯이

힘든 오르막과 조심해야하는 내리막의

콜라보는 계속되었다  

겨우 올라 풍광에 도취되어

맘껏 즐기며 쉬다 보니 시간은 빠르게 지난다 

 

 

돌이 아니면 한 발을 디딜 수 없는 자발적 고행의 길

베테랑도 각오를 해야 갈 수 있다는 설악산의 백미 공룡능선

뒤쪽으로 울산바위가 보이고

1275봉을 지나 내리막으로 한없이 또 내려간다

다시 오를 땐 사족보행으로 올라가야만 했다  

나이 들면 다리가 약해지며

무릎이 성치 않은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 

부모님께 물려받은 최고의 유산

건강한 두 다리를 동력 삼아 

그동안 참 많이도 걸었다 

 

 

마주 보이는 왼쪽이 대청봉이고

점이 두 개 있는 봉우리가 중청봉이다

바로 아래 흐르는 능선은 서북능선과

용아장성의 봉우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이고

그 너머로 봉정암이 있다

계곡에 운해가 깔린다면 더없는

풍경으로 대박이 었겠지 

아침은 찰밥을 준비해 온 거로 들고

나머지는 삶은 계란 기타 간식과 물로 배를 채웠다

 

 

공릉능선에서 사랑받고 있는 킹콩 바위 

앞을 봐도 좋고 뒤를 봐도 좋고 

봉우리가 날갯짓을 하는 새와 같아서 

큰 새봉이라 이름 지었다네

지난번 안갯속에 홀려 한 치 앞이 안 보여

걷기만 했던 공룡능선 

어제 희운각까지 일부 걸었기에

오늘은 쉬울 줄 알았던 것이 오판이었다 

가도 가도 끝이 없고 새벽 3시부터

 탐방객들은 산에 미쳐 개선장군처럼 줄을 이었지만

대단한 사람만 할 수 있는 곳을 무모하게 도전한

7십 대들이여 어찌하오리 

 

 

 

 잠깐의 평지길 

지난번 카메라를 들고 갔어도

평탄한 길이 아니어서 가지고 다니기만

무겁고 불편했었다 

이번엔 아예 핸드폰으로만 담고 더 이상

또 갈 일은 아니기에

인물사진도 곳곳에 많이 남겼다

아무 데나 핸드폰만 들어 찍어도 모두 절경이었다

 

 

떡시루 같은 바위가 눈앞에 가로막는다 

야생화 군락지는 여전히 꽃을 피우고 

산솜다리, 에델바이스도 높은 바위틈에서 자생하며

살아가는 공룡능선이다

어느덧 마등령 삼거리 지나 금강굴로 하산하는 길만 남았다 

일행들은 스틱이 있어도

다리가 풀려 계단을 하나씩 내려가지 못하고

두 발을 모으고

다시 한 발을 내리는 디딤돌 하산이다 보니

시간이 엄청 걸렸다

아직은 무릎이 괜찮아 오를 때 힘듦보다는

다행인 건 내려오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항상 내려올 때 조심하라는 등산가의 철칙은 안다

너덜너덜 너덜길을 지나면서

이제는 험한 설악산은 빠이빠이라고 마음먹었다  

 

 

5년 전 첫 산행은 겁 없이 출발하였고

날씨운까지 따라준 두 번째는설악산 속살을 볼 것 같아

기대감에 흥분되었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고 흔히 말한다

그러나 몸은 전혀 아니란 걸 새삼 느낀 산행이었다

무사히 다녀온 것에 행운이라 생각하며 

칠순을 넘긴 나이에 공룡능선을 해냈다는 성취감에

평생 기억될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번 금강굴에서 마등령 올라가며 가방을 놓고

담아두었던 소나무는 5년 만에 보니 뿌리가 많이 상했지만

여전히 파수꾼처럼 그 자리를 지켰다 

새벽 3시 50분부터 능선을 타고 쉬엄쉬엄 산행하며 내려오는데

주차장까지 오후 4시 도착이었다

12시간이 걸린 셈이다

전날 희운각대피소까지 6시간을 걸었고

오르막 내리막을 총 18시간을 걸었으니

일행들 다리에 힘이 풀려 엎어지고 넘어지고

비단길 같은 소공원길에도 맥없이 주저앉기도 했었다

 

 

 

지난 5년 전 일주문 안에 식당 한 군데가 있기에

선택의 여지없이 먹고는 후회했었다

이번에 일주문 밖에 식당이 두 곳도 아닌 한 군데뿐이었다  

메뉴는 두 가지 산채 비빔밥과 황태해장국

배고픔에도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식당으로

역시 대 실망이었다 

7-1 버스를 타고 속초로 가서 6시 30분 우등을 타고

동서울 터미널  저녁 9시 도착이다 

다음날

처음으로 아침 10시 반까지 자고 겨우 일어났지만

온몸이 뻑적지근하였다 

이틀이 지나니 

몸은 원래대로 복구되어

 나 자신에 칭찬을 많이 해주며

가평 동생집으로 산딸기 따러 다녀왔다.

 

추신"왕복 버스비 42600 햇반 1400 김밥 6000

희운각 산장 12000 설악동 석식 11000=1인 73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