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기

서해안 5박 6일 차박 여행기 2부 무안,증도,병풍도,선유도,김제평야

오드리오드리 2021. 11. 19. 10:16

 

 

 

 

21년 9월 26~10월 1일 5박 6일 

29일~1일 2부

무안, 증도, 병풍도, 선유도, 김제평야

 

서울에서 서해안을 타고 남쪽으로 이동 중

영광 백바위에서 3일째 차박을 한다

차 안에 창문을 열고

모기장을 해야 하는 온도

강원도 산중에는 8월에도 침낭을 덮고 자야 하지만

해안 바닷가는 확연히 다르다

날씨도 흐린 날

영광에서 77번도를 달리면 바로 신안으로 들어간다

 

 

천 개가 넘는 섬들이 다리로 이어져

언제 진입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섬 가기가 쉬웠고

어디든 돌아다닐 수 있는 도로망이 사방팔방 잘 뚫렸다

드라이브 여행코스도 최고이다

작년 신안 임자도에서만 풍년이고

금값이었던 대파가

올해는 보이는 밭들이 모두 대파 풍년이다

 

 

때맞추어 간 증도 생태공원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로 올라갔다

해홍나물 사촌지간인 나문제, 칠면초, 함초, 이름도 다양하다

어우러진 물길이 사진사를 불러들이기에 충분했다

 

 

 섬과 섬 사이로 불어오는 해풍이

좋은 품질로 평가받는 태평염전도

드넓게 펼쳐져 보인다

천일염은 바람, 갯벌, 물, 햇볕이 만나

최적의 환경이 될 때 좋은 소금이 된다고 한다

올해 유난히 소금값이 많이 올랐다

5년 전에 20kg 한포에 7천 원씩 사서

당진 오빠 댁 비닐하우스에 보관하고 있는데 

올해는 한포에 23000원이라니 올라도 너무 올랐다

 

 

신안의 수많은 섬 중 <증도>

짱뚱어탕이 유명하다길래 면소재지 맛집을 택했다

갯벌의 쇠고기라는 

후기담을 보고

추어탕 비슷하지만 생각보다

비린맛도 없고 매콤해 먹을만했다

 

 

 

 차 타고 나오던 중 눈에 들어오는 현수막

커플일 경우 대폭 할인한다는 펜션의 文句

5만 원이다 실내에 갖추어진 모든 것이 깨끗하고 맘에 들었다

여행 다니다 보면 가격에 비해 형편없이 노후된 곳도 있어

다시는 그곳에 가지 말자는 마음이 생기기도 했었다

요즘 숙박업소가

우후죽순처럼 많이 생기기도 했지만

오지 같은 데는 필히 숙박을 알아보고 가는 게 옳다

<지난봄 소악도 가는 길에 다음날 일찍 다녀오자며

늦은 밤 송도항 주변에 도착하다 보니 숙박할 곳이 없었다

슈퍼에서 소개해 준 곳이었는데

할아버지가 관리하시다 보니 엉망이었지만

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곳이 최악이었다>

 

 

 

4일째 차박 대신 펜션에 둥지를 틀었다

창밖을 보니

썰물에 드러난 갯벌과

멀리 짱뚱어 해변이 내려다 보이는 뷰가 좋다 

창문 아래 역시 대파밭

자투리 밭 큰 밭 안 가리고 보이는 게 파밭이었다 

 

 

이어

 보름사리와 그믐사리만 물에 잠기는 화도 노들길

나는 이런 길 달리는 걸 좋아해 지난번 봄에도 달렸지만

또다시 달려본다

 

 

우전해변, 짱둥어 해변

증도면 일대 탐방하면서

차박도 할 수 있는 좋은 곳이었다

다음 기회에 이곳에서 차박도 해봐야지

 

 

다음날 30일

병풍도 일정이다

송도항에서 두 번째 출항하는 9시 배 타고 요금은 편도 3천 원

25분 항해해 보기 선착장에 내리면 차도 따라

20여분 염전도 나오고

누렇게 익어가는 논밭을 지나간다

 

 

지난봄에 소악도 트레킹 중 대기점에서 바라보았던

빨간 지붕이 돋보인 작은 마을

빨간색을 칠한 나지막한 언덕길이 있는 병풍도였다

 

 

3년간 황무지 야산을 개간해 기적을 만들어

닭 벼슬 같은 맨드라미 꽃이

색감도 다르고 촛불 모양의 종류도 다양한 색깔을 내며

주변엔 살살이와 어울려 갖가지 꽃잔치가 열리는 중이었다

 

 

마을 어귀에 매여진 바둑이

자세만 봐도 무척 반기는걸 안다ㅎ

 

 

물 빠진 갯벌이 보이는 바다가 펼쳐져

바람에 짠내음이 진하다 

병풍도와 소악도 대기점을 잇는 노둣길

지난봄에 다녀왔던 대기점을 트레킹 하자 했다

여행 중 매일 할 수는 없지만

보통 트레킹 코스이면 하루 2만 보는 걷는다

 

 

대기점 <제2 사도 생각하는 집> 정자에서

쉼 하며 준비해 간 간식을 먹는 중

자전거 투어 하는 가족 여행객을 만나 금세 친해진다

모두 만나면 좋은 사람들 

 다시 노듯 길을 따라 병풍도로 뒤돌아 걷는다

 

 

갯벌에 수많은 이야기를 품은 농게들은 발자국 소리가 나면

진흙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지만

한쪽 발만 발달한 집게로 제 몸 반을 가리는 폼새

가려봤자 이미 너 그 자리 있는 거 다 봤어 ㅎㅎ

 

 

 

병풍도라면 왜 병풍도인지 알아보니

병풍도 서쪽에 병풍바위가 있단다

그럼 예까지 왔으니 유래는 찾아봐야지..

탐방길에 누렇게 익은 논두렁길을 벗어나

야산 밑의 물 빠진 바닷길이다

 

 

시루떡처럼 켜켜이 쌓인

해안을 쭈욱 따라가 보았다

 

 

병풍바위의 부속물도 특별하구나

바위 조각들이 떨어져 유리처럼 보이기도 하는

곳곳의 신비함을 보면서

가도 가도 끝이 없고 어느 단체인 그들도 찾고 있었다

 

 

해안 끝까지 걸어보고야 우리가 걸어온 해안이

병풍바위라는 걸 알았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ㅎ

 

 

5시간 동안 병풍도를 돌아보고

오후 2시 30 분배를 타고 송공항으로 빠져나왔다

서울로 올라갈 여정이 남았지만 힘들게 올라갈 필요가 없었다

 

 

올라가다 좋은 곳 있으면

차 박하면 되기에 한결 여유가 있었다

영광 백바위 바닷물이 물들어가는

일몰을 보기 위해 목적지로 잡았다

 하지만 이내 바닷속으로 빠지며 어둠을 알렸다

 

 

서울과 중간 기착지인 고군산도 선유도로 가서 네 번째 차박이다

다음날 기상하자마자

대장도 있는 해발 142.8m 대장봉으로 향했다

높지도 않은데 가파른 계단으로 이어져

숨차도록 전망대에 올랐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날씨에 따라 일출도 좋고 일몰도 좋은 뷰

장자도, 선유도 1구 2구가 그림처럼 보인다

선유도 3구만 돌아보지 못한 채 

해변만 보고 다음에 또 들려야 한다는 숙제를 남겼다

 

 

이곳 대장봉에 할머니 바위 전설이 있다

아기를 업은 여자가 밥상을 차려 들고 나오는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옛날 장자 할머니는 장자 할아버지가 글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에 전력을 다했다

 

 

그래도 장자 할머니가 고생한 보람이 있었는지 할아버지는

과거에 급제해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늘 그렇듯 혹여 배고플까

하여 밥상을 차려 든 할머니는 할아버지 뒤에 있는

소첩을 보고 그만 기가 막혀 몸을 돌려버렸고

서운한 마음에 그대로 굳어져 바위가 되었다

그러자 이상하게도 할아버지와 함께 따라온

무리들도 굳어져 바위가 돼버렸다

사실 할머니가 본 소첩은 여인이 아니라

할아버지가 서울서 데려온 역졸들이었던 것이다.

 

 

선유도에서 나와 김제 심포항까지

개통된 동서도로 20km를 상경할 때

다시 달리는 나 홀로 차량

멀리서 보면 영화 찍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심포항을 지나 진봉에 이르면

김제 평야인 황금들녘과 살살이 400리 길이 나온다

목적을 두고 간 길은 아니었는데

살살이 길이 우연히 마주쳐 환호했다

살랑이는 바람만 불어도 살사리는 출렁이고

씽씽 달리는 차가 지나면

연달아 누었다 일어나는 퍼포먼스 였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곡창지대

일제 강점기 미곡 수탈의 아픈 역사도 품고 있는

김제 만경평야를 처음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밥도 제대로 못 먹던 시절이

어느새 호랑이 담배 피우던 옛날이야기가 되었고

동남아로 원조하는 현실에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여행할 수 있는 글로벌 시대에 살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여행 패턴이 바뀌었다

단체로 찾았던 여행지가 오붓한 가족중심이고

해수욕장도 여름에만 찾는 곳이 아닌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평화롭게 질서 잡힌 차박 장소가 되어

늦은 이가을에도 북적이고 있었다

그동안 차박에 필요한 꼬리 텐트도 준비하고

그에 따른 부속물도 마련하여 

늙그막에 낭만을 즐기는 그 대열에 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