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한달 살기 10
16년 5월1일~31일
윗새오름.새별오름.용눈이오름.어승생악오름.
형제들과 윗새오름을 오르기로 한날
세찬 바람이 추워 갑자기 옷깃을 여미게 한다
여정을 바꿀까 잠시 생각도 했지만
산행은 계속 걸어야 하기때문에
움직이면 추위도 가실것같고
이정도면 가볼만 하다고 생각 되여 강행 하기로 했다
영실암 휴게소 초입부터 만만의 준비를 했다
우비입고 차에 다행이 무릎담요가 있어서
치마처럼 허리에 두르고
사람도 아닌 행색으로 등반한다
바람은 우비속으로 사정없이 들어갔지만
공기층을 만들어 그나마 찬바람을 피할수 있었다
산행하다보면 바람피할수 있는 아늑한곳이 있기 마련
잠시 쉬면서 간식먹고 서로의 복장을 보고 웃는다
1시간정도 걸으면 몸이 더워지는게 산행인데
무릎담요 두른 행색에서 벗어날수가 없다
정상에 오를수록 바람은 더 거세진다
윗새오름대피소
전광판에 오늘의 날씨
6.2도에 초속13m 강풍
체감온도는 바람에 따라 낮기도 하지만
추워도 추워도 따뜻한 5월에 그렇게 추울수가 없다
그날의 체감은 0도 느낌이다
정상을 향할때는 바람을 앞에 안고 가
말한마디 못하고 고개 숙이며 가야만 했고
윗새오름 대피소에서 컵라면으로 추위를 겨우 진정시킨다
어리목코스로 하산 하려던 계획이 영실암휴게소에
주차 했기때문에 오르던길로 다시 하산하는데
날씨가 사나워서인지 등산객들도 별루 없다
앞에 가는 형제들이 갑자기 뛰어간다
윗새오름 바람계곡에서 불어대니 한발자국 뗄때마다
바람이 몸을 옮겨놓는다
저절로 뛸수밖에 없었다
다음날
바람이 잦아들었다 돌아다니기에 최적의 날씨
용눈이 오름에 올랐다
사람들은 많지 않아 다앙쇠 오름을 배경으로 정상에서
누구누가 더 잘뛰나
우리 형제들은 힘껏 뛰어 보았다
분화구가 완만하게 세군데로 나뉘어진
용눈이오름
가을에는 억새가 간간히 은빛 물결로 수를 놓지만
지금은 속이 훤히 보이는 민둥산이다
다음은 새별오름이다
숙소와 가까워 머무는 동안 세번이나 올랐다
아침마다 산책겸 올라도 좋은 코스이지만
숙소 바로 옆에 일만여평 되는 숲
올레길 코스로도 지정된 난대림숲이 있어서
아침 산책 하는게 일상이였다
굳이 높은곳이 아니여도
자연경치가 멋지다는걸 매번 느낀다
연인들도 빠지지 않는 코스
그다지 높지도 낮지도 않는 519m 새별오름
제주의 속살들이 보인다
방문했던 식구들 모두 보내고
마지막 코스 한라산을 마주보고 있는
어승생악 트레킹이다
1169m이지만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어리목 탐방 안내소가 970m이니
200m만 가파르게 올라가는 왕복 1시간 코스다
참외 배꼽처럼 튀어나온것이 백록담이고
그주변 허연곳은 나무가 자랄수 없는 조릿대 자생지다
올라가는 숲속산길에는
햇빛이 나뭇잎 사이로 비추고
캄보디아 앙코르왓트 사원에서 자생하는
스펑나무처럼 돌을 휘감아 뿌리를 내리고 있다
정상에 설치된 망원경으로
한라산을 아주 가깝게 바라보았다
2주전 등반할때는 철쭉꽃이 곳곳에 피는걸 봤지만
물들일 정도는 아니였었다
분홍물감을 풀어 놓은듯 환상이다
다음에 윗새오름 갈때는 시기를 잘 맞추어야겠다는 생각이다
적당한 오름과 짧은 코스여서
아이들과도 충분히 산행할수 있는곳이다
중산간지역과 남쪽 서쪽만 다니며 동쪽은 가보지 못했다
제주도 전체 해변 드라이브도 못했다
숙소 이웃집 갑장도 사귀여 놀러는 갔었다
평생 제주도에서 살았다는 갑장
결혼하고 살면서 집을 리모델링하여 현대식으로 꾸며 놓았다
옛집을 보고 싶었으나 전국 어디가나 편리함을 추구 하다보니
옛것은 민속촌이나 제주도엔
성읍 민속마을에서 볼수 있게 된것이다
풍요롭게 사는 현대 문명을 받아들이면서
옛것을 찾는 아이러니함이다
도토리묵을 쑤어 나누어 먹으며
그댁에서 생산한 감자며 마늘을 얻어먹고
미역 양파는 거져 줏어서 해결한 한달간 제주살이
식사를 사먹는걸로 해결한다면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우리는 최소 비용으로 살기위해 준비를 했었고
점심은 밥도시락 몇번 준비하고
빵을 좋아하다보니
막걸리로 발효시켜 만든빵이 맛도 좋고 값도 저렴하여
빵과 떡 한라봉 물 간단히 준비하면서 다녔다
사먹은 식사는 채 열끼도 안되는것 같았다
한달이란 시간이 훌쩍 지난 마지막 날
짐을 싸다보니 한달간 먹고 나면 줄어들 짐이건만 어째 더 늘어났다
쌀대신 채워진 양파가 문제였다
형제들 몇키로씩 나누어 보냈는데도 잔량이 많다
돌이켜 보면 여유 있을것 같았지만 나름대로 바빴다
아쉬움은
여행의 동반자인것을 매번 느낀다
잠시 제주도의 나그네였다면
이제는 주인공이 되는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바람 잘날 없다
잘난것이다
즐기면서 세상을 본다는 느낌
"여행바람"
'제주도 여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주도 11박12일 여행기36 사려니, 송악산,엉알길 (0) | 2017.01.13 |
---|---|
제주도 11박12일 여행기35 에코랜드, 절물휴양림 (0) | 2017.01.11 |
제주도 한달살기 여행기33 사려니 숲 (0) | 2016.08.31 |
제주도 한달살기 여행기32 우도 일출봉 (0) | 2016.08.29 |
제주도 한달살기 여행기31 주상절리.성읍민속마을 (0) | 2016.0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