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12월 12~19일
7박 8일
추억의 숲길,수악길,동백숲길,시오름,솔오름,신풍목장,귤따기,
친구와 다시 또 제주도 여정길에 올랐다
올해만 다섯번째
비수기이다보니
다니던중 가장 저렴하게 비행기 표를
왕복 4만원도 안되게 끊었다
다음날
한라산 중산간 도로에 있는 추억의 숲길을 걸었다
치유의 숲은 해설사가 동행하며 많이 알려져 있지만
바로 옆에 있는 추억의 숲길은
한라산 둘레길까지 11km달하는 숲길이다
숲길에 들어서면 편백나무 군락지가 있고
야자수로 만든 매트가 깔린 비단길이
나오길 반복 되며
소나 말들이 돌리는 말방아도 산중턱에 그대로 있고
그동안 쌓였을 낙엽이
발걸음 마다 푹신함으로 발의 피로를 덜어주었다
구불구불 숲속의 길은 갈수록 우거지며
갖가지 형상을 하고 아무렇게나 널부러진 나무들
통시(화장실)라는 팻말이 있고
돌담들이 겹겹이 쌓인 옛집터도 있어서
사람들이 살았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그야말로 자연박물관이다
제주에 사시는 분과 시간이 맞으면 자주 동행을 하게 된다
처음엔 제주도에 사셨어도 사시는 구역외에는 잘 모르셨다
올레길이나 숲속을 우리 따라 다니셨지만
이제는 시간만 나면 한라산 숲길을 트레킹 하시여
우리를 안내 하실정도 되셨으니
우리가 없는사이 많이도 다니셨단다
평소에 지병인
혈압약,페질환약,천식약,기관지약, 네가지 약을
상시 복용하시다 숲길을 걸으시면서 모두 끊으시고
스스로 건강함을 과시 하셨다
사람의 인연은 참으로 소중하다
제주도를 다니면서 알게된 제주도 현지인 해녀 갑장 부부
민박하면서 알게된 주인장과의 인연도
친구같은 마음으로 지내다 보니
색다른 반찬이라도 있으면 초대하여
함께 먹게 되었고
어느 집이든 식구도 많지 않으면서
집 전체에 난방을 한다는 것이 부담이 되는건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1층 전체를 쓰고 있는 민박집 주인집도
현관문을 열어 보니 추웠다
자기 방 이야 따뜻 하겠지만
대뜸 한다는 내 말이 이집이 추우니
2층 우리집 와서 같이 자자고 했더니
박장대소 ㅎㅎ
내가 쓰고 있으니 임시 내집인건 사실이지
다음날
숙소에서의 아침 일출이다
창문만 열면 보이는 뷰 포인트
겨울이다보니 햇님은 늦게 뜨고 일찍 지니
남쪽에서 뜨고 남쪽에서 진다는 말처럼
하루해가 정말 짧았다
민박집에서 임대해 따고 있는 귤을
우리도 체험하면서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맛있는 귤이라 가족들한테 택배보내고
B급으로 싸게 파는 귤을 얻어와
실컷 먹는 행운까지 누렸다
약도 많이 치지않아 유기농이라고 할 정도이니
껍데기는 성한것이 별루 없었다
처음 따 보지만
따는건 생각보다 그런대로 따기 쉬웠다
특히 서귀포 귤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는단다
북쪽의 시베리아 바람을 한라산이 막아주고
해를 가리는 오름이 적고
남쪽에서 불어오는 해풍을 옷 삼으니
일조량이 풍부해 서귀포 귤맛은 알아준다고 했다
그래도 밭주인은 한사람이여도
밭마다 귤맛이 다르다는건 토질이
좌우 한다고 들었다
귤밭에서 마무리하고
오후 늦게 해녀 갑장집에 들렸다
사전에 알기로는 쪽파를 얻어놨으니
버무려 먹으라고 들었길래 양념은 친구가 다 챙겨 갔었다
쪽파와 갓을 함께 버무려 가라는데 너무 많았다
갑장집에 크게 한통을 담아주고
우리는 숙소에서 먹을 만큼 한접시만 가져왔다
저녁으로 떡 만두국을 얻어먹고
숙소로 복귀 하면서 마무리 한
하루였다
다음날
5.16도로에서 들어가는 한라산 둘레길인
수악길을 트레킹 하였다
점심은 빵 아니면 고구마,누룽지 눌려서
보온물 하고 먹다 보면
춥지도 않으면서 짧은 하루
한끼 이름짓기는 최고였다
갈때는 무작정 걸었고
차세워 놓은 곳으로 원점 회귀 하면서
룰루랄라 하며 왕복 14km를 걸으며
계곡을 세어 보았다
크고 웅장한 계곡
지금은 말랐어도 돌로 형성이 된 작은 계곡
모두 30개나 되었다
한라산에 비가 많이 내려도
지하에 스며들지 못하고 흘러내린 흔적들
산은 아량과 공포가 공존하는 곳이다
한라산 화산 활동으로 용암류가 유출되면서
소위 현무암의 용암대지가 많고
산이나 들판 해안에서도
현무암의 바위덩어리들이 많은 이유다
하지만 보기 드물게
원시림 속 감쳐진 산정화구호
이곳 습지는 주변의 경사진곳에 의해 감쳐져 있었다
야자수로 만든 매트인 비단길이 이어지며
동백나무가 우거져 있었다
간간이 둘레길에 소개되어 나오는
희안한 나무와 돌들이 시선을 멈추게 하고
비가 내리면
바로 입산 금지 시키는 팻말도
곳곳에 있는이유도
그럴만 했다
봄이면 나무에 돋아나는 새싹으로 풋풋함을 주고
여름이면 상쾌한 시원함을 주고
가을이면 단풍으로 곱게 물든 화사함을 주는곳이다
겨울에는
차거운 바닷바람을 피해 산속으로 걷다보면
가끔 숨어우는 바람소리만 간간이 들릴뿐
정말 아늑한 곳이다
또다른 생명체를 잉태 해주는 쓰러진 나무들
다음날 일요일은
겨울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해녀인 갑장을 오라하여
서귀포에 사는 해녀친구를 만나고
그친구덕에 때아닌 자리돔을 사게 되었다
원래 자리돔은 6월이 제철이라
지금은 먹을 꿈도 꾸지 못했었는데
해녀 덕에
대마침 보목항에 들어오는 자리돔 배에서
만원어치 정말 많이도 주셨다
배와 사과,무우는 친구가 가져와 있었고
꽤잎만 샀다
서로 손발이 맞아 깨끗이 손질하여
요리 잘하는 친구는 후딱 잘도 버무려 냈다
숙소 주인장도 초대하여
네명이 정말 맛나게 먹고도 남았다
다음날
중산간 도로에 있는 솔오름으로 여정을 잡았다
이곳도 역시 한라산 중턱에 있고
현지인들의 운동하기에 좋은 장소다
한바퀴 돌아나와도 시간이 남아
바로 신풍목장으로 향하였다
신풍목장은
겨울만 되면 광할한 목초지에
놀랍게도 오렌지빛 향연이 펼져진다
5만평의 초지에
10만톤의 감귤 껍질을 말리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다
하나이면 쓰레기이지만
모여있을때 빛을 발하는 귤피
해풍을 맞으며 자연 건조된 귤 껍질은
약재와 화장품 재료로 쓰인단다
그쪽 근처에서
차타고 가다가 관심있게 보면 눈에 띄인다
멀리서 보면 거대한 대지의 예술 같았다
며칠 된 귤피와 바로 펼치며 말리는 귤향
햇살에 몸을 맡기며 향기나는 색깔을 내고 있었다
이곳 목장은
5톤트럭으로 하루 백대 이상을
분주히 실어 나르며 쏟아 붓는다
연신 펼쳐 말리는 작업으로 삶의 현장 같기도 하다
사유지면서 바닷길을 올레길로 내주어
올레 3코스 중간 지점으로
바다내음을 맡으며 걸어도 참 좋은 장소로
기억 된 곳이다
다음날
한라산 둘레 동백길을 걷기로 했다
둘레길은 해발 600~800m의
국유림일대를
둘러싸고 있는 일제 강점기 병참로와 임도
표고버섯재배지 운송로로 쓰이는
둘레길이다
한라산 등산객들로 집중되는 탐방객들을
분산시키기 위해
둘레길을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한라산 동백숲길도
어느숲길과 마찬가지로
시작점인 무오 법정사 입구부터
4.3사태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주둔지가 있었고
화전민터도 있다
표고재배지에 산악차량이
다닐수 있는 돌로 만들어진 넓은 길이었다가
혼자 갈수밖에 없는 좁은 비단길이
번갈아 이어진 한라산 숲길이다
77억명에 달하는 세계 인구는
각가지 모양과 생각이 다르듯이
지구촌 숲속에 자라나는 나무들도 갖가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며
늦게 찾아오는 겨울을 덧입히고 있는 이즈음
피톤치드를 뿜어 인간에 큰 도움을 주는
한라산 숲길이다
지난가을에 널려있는 도토리가 너무 많아 한말 줏어서
해녀인 갑장한테 주기도 했었지만
도토리만 보면 사죽을 못쓰는 친구
잠깐 사이 앉아 도토리 줍고 있는 친구
참 못말린다 ㅎ
이곳도 계곡을 세어보니
추억의 숲길보다는 작은
13개의 크고 작은 계곡을 만났다
350개의 적당한 계단을 오르는 시오름까지 완주하며
돈내코 탐방로까지 가야하지만
하루해가 짧은핑계로 무리일것 같다며
며칠전 걸었던
추억의 숲길로 하산 하였다
동백나무는 약 20여km에 걸쳐 분포하고 있어
우리나라 최대 군락지를 이루고 있단다
신풍종은 지금한창 개화시기이고
토종 동백나무는
봄에 피기에 아직 꽃봉우리가 맺히지 않았다
흘러 나오는 약수에
목을 축이고 일정을 마무리 했다
벌써 집으로 복귀 하는 아침이다
나는 제주도 만큼은 늘 긴날짜를 잡고 싶었다
그래야 이곳저곳을 다니며 살펴 볼수 있고
하루에 한코스씩 다녀도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여유가 있는 여행길이기에..
친구들 넷이 가려다 한명이 사정상 빠지며
날짜를 다시 잡으려다 12월에 못갔기에
그냥 실행에 옮겼다
또 한명이 중간에 합류 한다더니 그마져 못했다
어차피
2명이 쓰는 원룸이고
렌트도 서로가 운전을 하게 되니
오히려 단촐하면서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았다
여행이란
처음엔 여럿이 가야만 재미있고 즐거운줄 알았었다
물론 여럿이 가면
이런일 저런일 에프소드가 많아 재미는 훨 좋았다
하지만 여행의 별미
나만의 느낌이 덜 느껴질때도 있다
느긋하게 내가 주체가 되는
시간을 정해 놓은것도 없고 딱히 목적도 없지만
온전히 스스로에 대한 생각과 시간을 갖게 하기에
그날 그날 검색하며
오늘은 어딘가를 가야할곳이 생기면 힘이 솟는다
단점이란 외진 숲속엔 혼자 못간다는것이다
그래도 하나보다는 둘이라서 좋기에
다음에
한달을 다시 가자며 원룸을 미리 예약해 놓았다
세상구경하기가 이리 좋을까
나도 의문점이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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