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6월18일~7월3일
14박16일
TMB 트레킹 기행기
3일째 여정
아름다운 알프스의 트뢱산장에서
7시에 치즈와 우유,빵 등을 먹고 8시30분 출발이다
침엽수 길을 따라 한참을 걸었다
인적도 드문 레꽁따민
동화속같은 마을로
꿈에서나 볼수 있는 자연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낭만 가득한 알프스 트레킹이다
우리는 산장에서 식사를 해결하지만
백패킹 하다보면
고도 높은 산에서 1박 혹은 2박을 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사람들은 이곳 레꽁마을에 있는 슈퍼에서
필요한 생필품을 산다
마을을 지나 오르막 오르기 전
노틀담 드라고로쥬 성당이 있다
유럽의 도시는
대부분 한 마을에 성당 하나가 있다고 보면 된다
900여년전 여행자를 위해 세워 졌다는
노트르담 성당에서 잠시 휴식
성당안에 들어가 보니
웅장하고 역사가 있는
유럽성당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검소 하였다
다시 오르기 시작하면
로마 시대에 만들었다는 다리가 있고
빙하가 흘러 흘러 깊게 패인 돌 사이로
폭포가 되어 우렁차게 쏟아졌다
마실수 있는 흐르는 물은 곳곳에 있었다
꽃길
풀길
돌길을 걸어
중식을 해결할 낭보낭 산장에 도착 했다
프랑스 전통 샬레식으로 1800년대에 지어졌으며
수용인원은 35명
성수기에는 사전 예약 하지 않으면 이용하기 어려운 곳 이란다
다시 걷기를 재촉한다
약간의 급경사길을 오르면
왼쪽엔 빙하가 흐르고
앞에는 뾰족 솟은 빼나 침봉
구름에 가려져 있다
오랜 전통의 라 발므산장 저만치 보인다
그곳으로 향하는 길은 아름다운 자연의 여백이다
TMB 트레킹 중
두번째 아름다운 길 인걸
종주 하고 보니 알게 되었다
사진도 남기며 중간에 물도 보충하면서
아주 천천히 걸어 올라 갔다
어디선가
금방이라도 알프스 소녀가 튀어나올것 같은
아름다운 풍경이지만
로마가 세계를 제패 했을때 프랑스를 침략했던
올드 로만로드(Old roman road)이란다
야생화가 지천이다
4일째
여정
오랜전통의 라 발므산장
2층 건물이지만 우리가 묵은곳은 1층
12명이 함께 했다
오늘은 TMB 여정중 가장 힘들고 눈길도 있어서
한번쯤은 택시로 무거운 배낭짐을
다음 숙박할수 있는 노바산장까지 보내기로 했다
그렬려며 아침 6시30분에 보낼짐을 따로 놓아야 된다고 한다
여벌 바지와 윗옷 세면도구
화장품 등을 봉지에 넣어서 보내고
추울수도 있으니 오리털 패딩
우비와 마실물만 챙겼다
소지품만 빼고 배낭까지 보낸 일행들도 있지만
나는 어차피 고행의 길을 각오한 터라
단단히 마음먹고
배낭에 카메라까지 들고 출발했다
이곳에서
배낭을 놓고 조배호수를 다녀와도 되는 곳이었는데
일행분들과 함께 움직이면서
사워,빨래로 시간을 보낸것이 돌이켜 보니
후회가 남는다
아침부터 변화무쌍한 날씨
구름이 하늘을 가렸다 걷히기를 반복하면서
이슬비를 날려준다
다시 싱그런 초원과 돌길을 걸었다
고도를 높여 갈수록 키 큰 나무는 사라지고
키 작은 나무와 초원이 펼쳐진다
뒤돌아 보니
어제 걸어 온 길과 겹겹이 쌓인 산군들이
한눈에 펼쳐진다
세계인들이 왜 몽블랑 트레킹에
열광하는지 쉽게 이해되는 순간이었다
때론 자갈길
눈길을 번갈아 이어지는
완만한 갈지(之)자의 산행길 본옴므 고개로 향하였다
다시 뒤돌아보는 풍경들
각국의 알프스 매니아들이 줄지어 오르고 있다
스틱은 기본중 필수품이었다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에
스틱은 아예 가져 가지도 않았고
신발 역시 전문 등산화가 아닌
중 등산화를 신어
팀원들을 염려스럽게 했던 부분이었다
걸어 다니는건 워낙 잘다니니까
자신은 있었는데
트레킹 시즌이 열리는 첫 6월이다 보니
눈이 생각보다 많이 쌓였고
눈길 언덕에 스틱은 물론 아이젠도
꼭 필요 할 정도였다
한발 한발 조심조심
다행이 날씨가 따뜻하여 약간 녹으면서
푹푹 빠지는 게 문제지
그다지 미끄럽지는 않았었다
올라 갈수록 두꺼운 눈밭
아이젠도 스틱도 없이 언덕을 오른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었다
조금 더 걷더라도 풀섶 쪽으로 돌아 향하였다
앞서 가신 우리일행분
손들어 보시라 하니까 스틱을 번쩍 ㅎ
간신히 정상
본옴므 고개 2329m 대피소까지 올랐지만
눈이 쌓여 쉴 곳 조차 없이
선 채로 숨만 고르고 있었다
사방을 돌아보니
눈덮힌 알프스 산군들이 펼쳐져 있었고
비로서 내가 알프스에 와 있다는 것을
실감 할수 있었다
족두리 모양의 앞산은 2599m의 본옴므 봉이다
그봉을 오르지는 않고
그옆으로 길따라 이동하면 된다
해발 1000m~3000m의 고도를
계속 오르 내리며 걷는 TMB
힘들게 올라 온만큼 다시 눈길은 이어진다
오를때보다 비탈길 갈때는 순간 미끄러지면
수백미터 골짜기에도 빠질 수 있다
낭떨어지 옆을 보면 마음 흔들릴것 같아 앞만 보고
한걸음 한걸음 정말 조심스럽게 걷다보니
어느덧 비탈길을 통과하였다
언덕보다 옆길이 훨씬 조심스러웠다
공기 좋고 맑은 날씨에
고도의 산행은 목적지 도달도 중요하지만
산군들의 경이로움과 구름으로 순간 순간 변하는 하늘을 보며
초원과 눈길에 호흡을 맞추고 가기에
어느 한 순간 모두 놓치기 아까울 정도였다
걸어야만 볼수 있는 풍경들
힘들지만 트레킹만이 즐길수 있는 낭만이다
내려 가야 할 하산길에 반대쪽에서 올라오는
외국인들
콜 듀 본옴므 (2443m)산장
이곳에서 며칠만에 입에 맞는 중식
오물렛으로 맛있게 먹었다
일행분들은 파스타를 주문하여 드셨는데 별루라면서 ..
현지인들 입맛과 다른건지도 모르겠지만
산장시설에 비해 음식맛은 떨어진다고 했다
칼바람은 아니지만
히말라야 정상 같은 높은 원근감
트레킹 하고 힘들다 싶으면
쉴수 있는 산장들이 적재 적소에 있었다
쉬기도 하고 마실 물도 담으며 중생들의
허기도 채울수 있는 장소
힘들면서도 아름다운 길을 걷고자
각국에서 만난 사람들이 두어 시간만에
머물다 떠나는
만남과 이별의 장소들이다
또 다시 발길을 재촉해본다
힘들게 눈길을 올라 온 만큼
다시 눈길을 내려가야 하는 루트
내리막에
스틱 없이는 도저히 안 되길래
일회용 우비를 꺼내 엉덩이에 대고 내려가려니 생각보다
눈이 녹아 잘 내려가지 않았다
하지만 내리막은 발로 두어번 밀어 주면
내려 가는건 순식간이다
재미 들린 우리는 또다른 눈 언덕으로 올라가
타고 내려 오기도 했었다
일회용 우비가 없으면
배낭 커버를 타고 내려오기도 한다
한여름에 또 다른 재미와 체험이었다
눈길을 지나 어느정도 내리막을 지나니
바위틈에 곳곳의 야생화는 군락을 이루었다
눈길을 걷다가 순식간에 봄을 맞이해본다
끝도 없이 전체를 내어주는 초원
지루할법도 한데
새로운 풍경들이 끝없이 펼쳐지기에
만물에 대한 애뜻함이 전달되어
천천히 걷고 싶은 곳이었다
눈 산행과 푸른 초원을 걷는다는 것은 행운이었다
내내 우비를 입고 걸어서 등산화가 젖어 곤혹을 치루고
아름다운 풍경들은 절반도 못보고 추워서 힘들었다는
글을 보았었다
날씨만 따라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많은이들에게 날씨의 행운이 따르기를 바래본다
곳곳에 빙하가 흘러 내리며
그냥 물병에 담아
비싼 에비앙 생수처럼 마시고 있었다
450mm보온병은 산장에서 담고
500mm생수통은 곳곳에서 담아마셨다
달팽이 요리가 프랑스 대표음식인만큼
걸어가는 내내 큰 달팽이들이 참 많이 보인다
일정한 보폭으로 쉼없이 걸어야만 하는 코스
장엄하게 밭을 이룬 들꽃들
긴 겨울을 견디고
계절에 맞게 피고지기를 반복하는 자연
윤회의 법칙임을 그들도 안다
이순간만큼 나는
어느새 천상의 화원속 소녀가 되어있었다
저 아래까지만 가면
우리가 도착해야 하는 노바 산장이다
우리는 이곳에서 한참을 쉬면서
작은 콘서트를 열었다
모두에게 기회가 닿으면 좋았겠지만
원하는 사람만 부르기로 하였다
자연스럽게 노래에 자신있는 사람만이
무대에 오르게 되었다
일행을 이끄는 대장님이 <메기의 추억> 부르고
돌*님이 <맆스틱 짙게 바르고>
이어 여대장이 <에델바리스>를 열창 하면서
미니 콘서트를 마무리 했다
노래방에서 반주에 맞추어 겨우
한두곡 따라 부르는 음치인 나에 비해 반주도 없이
잘 부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노래 실력이 뛰어난 분들이였다
얼마전까지도 빙하가 쌓였을 알프스 산군들
지구 온난화로 빙하가 급속도로 녹으면서
헐벗은 산으로 변해 가지만
녹지 않은 설산과 푸르름이 어울려 모순되게도
아직은 아름답게 보여졌다
고도 2200m까지는 나무가 자랄수 있는
한계점이라고 한다
드디어 노바산장 도착
이곳에서 우리일행들만 사용하는 도미토리 산장이었다
각자의 침대에 누워 쉬려는데
통풍 시키려고 열어 놓았던 창문으로
수많은 파리들이 날아 들어왔다
산장 주인한테 파리가 많다고 하니
충분히 있을수 있는 일이라는 듯 아무렇지 않게
몰려오는여행객들
저녁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저녁에 파리때문에 잠 못잘것 같다고
인솔자 대장님은
신고 있던 쪼리 신발로 어디든 붙기만 하면
사정없이 때려 잡았다
어찌된 영문인지 잘 날아 가지도 않아
단시간에 모두 없어 버렸다
대략 잡은걸 치우면서 세워보니 30여마리다
파리 잡는 귀신 인솔대장님이셨다
이른 아침에
자동차 편으로 배달을 보냈던 짐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비는 또 오락가락 카메라 들고 마을길로 나섰다가 돌아 오니
9인승 차에 이곳 저곳에서 보낸
배낭과 여행 가방들이 한가득보였다
차양막 쳐진 한쪽에 엄청난 짐이 쌓여있었고 다시 내리고 있었다
여행자들의 암묵적인 질서속에
한치의 오차도 없이 주인곁으로 찾아가는 짐
트레커들의 매너였다
이곳 마을이 샤피유
캠핑장이 넓게 갖추어져 있고
버스 정류장도 있었다
부러진 칫솔을 살수 있을까 돌아 보았지만
살 수는 없었다
도전해 보지 않았다면
절대로 볼수 없는 무한한 풍경들이
트레킹 여행객들에게 선물로 보답하듯
드넓은 자연으로
너그러운 마음을 알려 주는것 같다
차여있던 욕심들이 내려놓게 되고
또 비워지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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