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6월18일~7월3일
14박16일
TMB 트레킹 기행기
5일째 여정
프랑스에서 이탈리아 넘어가는 코스다
노바 산장은 전체 TMB코스중
프랑스 최남단 갈림길 삼거리에 위치해 있다
지금까지 이탈리아 샤모니 방향에서
시계반대 방향으로 남동진 하다가
지도를 보면 확 꺽어지는 왼쪽 북동진
이탈리아 방면으로 걷게 되었다
자유 분방한 염소떼들 옆을 지나
다시 평지를 걷고 오른쪽 계곡을 만나
오솔길을 걷고 다리를 건너
다시 평지를 걷다가
크게 올랐다가
길게 내려가는 코스
끝없이 펼쳐지는 알프스 파노라마 뷰
초원위에 평화로운 목장
어느곳 하나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
지나면서 몇마리쯤 될까
궁금해지는 동안
치즈 만드는 공장도 있어서
견학하러 오는 곳이라고 한다
야생화는 군데군데
군락지를 이루고 있었다
모떼 산장
산장 주인이 친절하지 못한다고 해서 트레커들이 붙여진 이름
못된 산장
중식은 모떼 산장에서 먹기로 했지만
너무 이른시간이라 그냥 지나쳐 버렸다
푸른 초원에 동맥처럼 이어지는 길
아름다운 곡선을 따라 오르다보면
다시 산과 산사이로 내려 지르는 V자 형태의 계곡
걷다가 고개를 돌리면
설산 사이 빙하와 함께 알프스 절경을
한눈에 볼수 있는 트레킹 코스였다
돌아갈수 없는 빙하 계곡을 만나면
등산화를 벗고 어쩔수 없이
건너게 되는 곳이 몇번 있었다
미네날이 풍부한 비싼 에비앙에
열이 잔뜩 나있는 두 발을 담구는 순간들이었다
몽블랑은 6~9월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기에는
눈이 쌓여 있는 지역이다
트레킹 시즌에만 눈 덮었던 알프스의 속살을 보여주는
TMB
신이 빙하를 붓 삼고 알프스 산맥을 캔버스 삼아
그려낸 대자연의 서사시였다
세뉴 고개 올라가는 중이다
때론 같이 걷고
때론 간격을 유지하는 일행들
드디어 세뉴고개
그동안 프랑스쪽만 걷다가
이탈리아 국경을 넘어 가는 순간이다
돌탑을 경계삼아 발자국 하나에 국경을 넘나드는 세뉴고개
이쪽 저쪽 넘나 들며
손을 허리춤에 대고 건방진 폼이쥬 ?
하다가 폭소가 터졌다ㅎ
돌무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돌을 한두개씩 올려 놓으면서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는 곳으로 생각하지만
이곳 TMB 길에는 가는길이 불분명 한 곳에
경로로 표시 하기도 하고
때로는 등반 하면서 악천후 속에 목숨을 잃은
누군가를 기리기 위해 올려 놓기도 한단다
긴 세월동안 산의 정상을
표시할때도 돌 무덤이 만들어진다고도 했다
다시 내리막길
힘들게 눈길을 올라온만큼
눈길을 내려 가는것도 더 어려운일
사람들의 발자국따라 길은 만들어지지만
눈이 많이 쌓이면 길조차 찾기 어려운 눈길
스틱도 없고 미끄러울수 밖에 없는 현실
배낭에서 일회용 우비를 꺼내
어제처럼 엉덩이에 대고
양발로 발돋음 하여 밀고 나가니 순식간에
100m를 내려오게 되었다
트레킹 하는동안 비가 많이 오면 우비도 두꺼운 것이 좋을텐데
고민하다 배낭에 넣고 다닌다는 무게 때문에
일회용을 준비한 것이었다
갑작스런 눈썰매의 즐거움이란
모두들 일회용 우비가 없으면 배낭 커버로
썰매를 타기 시작한다
어린시절로 돌아간것 처럼 모두가 웃음이 가득했다
소나기 내리고 난 다음
청명한 가을날씨 아니면
태풍이 지나간 다음에 나타나는 뭉게구름이
깊은 계곡 만큼이나 높이 올라 가
자유자제로 구름집을 짓고 있었다
삼삼오오 무리지어 다니는
트레킹족끼리는
마주칠 때마다 "봉쥬르" 인사한다
시원스럽게 뻗은 베니 골짜기를 따라 내려가면
복수초가 보이며
잔잔한 잔디꽃처럼 생긴 꽃들이
지역성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탈리아
엘리자베따 산장 도착
높이 오른후 길게 내려와 고도가 낮아진줄 알았지만
여전히 2195m 고도에 위치해 있었다
내리막이 지나면
분지평원이 펼쳐진 길이 나타난다
쾌청한 날씨에 경치까지
입이 떡 벌어지게 된다
이곳도 도미토리 산장이다
다른곳은 1층 2층 침대로 되었지만
이곳은 옥상의 지붕을 이용하여
삼각형으로 만든 각자의 침대형태로 되어있다
여차하면 머리를 부딪쳤다
예약순 혹은 도착순으로 방 배정이 된다
코인을 넣어야만 샤워를 할수 있는 곳
코인 동전 하나 넣고 어영부영 하다가는 금방 물이 끊겨버린다
일행 중 한분은 코인을 넣은후
얼음물이 나오는바람에 뜨거운 물 기다리려 틀어놓다가
3분만에 물이 끊겨져 씻지 못하고 나오셨단다
눈길을 걷다 보니 추워서 땀이 나지 않았지만
호텔이 아닌 산장 속 열악한 환경에서는
샤워 못하는 불편함 정도는 감수 해야 했다
잠만 편히 자도 에너지 충전하기에는 충분하다
산양도 낮에는 높은 산에서 먹이를 찾아 다니고
저녁이면
목동도 없이 아래로 내려와 빈집을 찾아 들었다
마모트는 트레킹 하면서 수시로 보았지만
움직임이 워낙 빨랐다
따뜻한 날씨에
빙하 녹아 흐르는 산장옆 계곡
실폭포는 수없이 만들어져 합창 소리로 이어졌고
걷는 동안 내내 귓전에서 맴돌았다
6일째 아침
태양이 다시 떠 오르는 엘리자베따 산장
찬란한 아침 향기가 온몸에 스며든다
나는 아마도 전생에 집시였나 보다
넓은 대륙을 활용하는 순간 뿌듯함이 밀려오니 말이다
저 높은 곳에서 찬란한 태양만 보아도
설레이는 아침
살아가면서 이맛을 보리라 상상조차 못했던
행복감 충만이었다
날이 밝으니
대장격인 산양이 주변을 살피며
나를 경계하며 그곳에 한참을 머문다
아침빛을 받은 엘리자베따 산장
프랑스 지역 트레킹 산들의 특징이
웅장함이라면
이탈리아 지역은 뾰족뾰족한 산으로
날카로움을 엿볼수 있었다
6일째 여정
엘리자베따 솔디니 산장에서 내려가
긴여정길에 올랐다
오늘은 중간에 산장이 없다 하여 이곳
엘리자베따 산장 2197m에서
배낭에 음료수와 도시락을 넣다보니
짐이 더 무겁게 느껴진다
상쾌한 알프스 공기를 마시며
8시에 기분좋게 출발하였다
산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한국에서 온
딸같은 아가씨 세명중 한명이 눈길에 넘어져
어깨를 다쳤단다
완주 못하고 중간에 귀국 해야 겠다고 했다
무슨 일이든 안전이 최고이며
더구나 의료 시설이 열악한 산속에서
다친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물론 부득이 걸을수 없을 만큼 심각한 정도일 경우
헬리곱터가 무료로 이송시켜 준다고 한다
산장에서 바닥으로 내려가 곧게 뻗은 길을
30여분 걷다보면
빙하가 녹아 형성된 콤발 호수가 나온다
온전히 우리 일행들 모습이다
반영에 비친 설산은
그림이 되어주고
왼쪽으로 1시간 정도 가면
마을길이 나오고 버스를 타고 갈수도 있다
다친 아가씨는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가서
귀국 할거라며 아쉽게 작별하였다
이정표 오른쪽으로 가면 풍경 좋은 오솔길이 나온다
오르막으로 이어지는 오솔길로 향하였다
몽블랑 남벽을 바라보며
오솔길과 눈길로 이어지는 오르막
경사가 꽤 심한편이다
왼쪽엔 빙하가 형성되었던 흔적들이 남아
마치 사막 같아 보이지만 모래 밑에는 빙하가 있고
흘러내린 빙하물이 콤발 호수가 형성 되었다
서양인 노부부가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사이좋게 다니신다
이탈리아가 우리나라 산세와 비슷하다고 하더니
초원에 할미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강렬히 내리쬐는 햇살에
그늘 한점도 없는 오르막
젊은 외국인들이 앉아 쉬고 있었다
저 젊은 남자도 넘어져 팔에서 피가나고
반창고 붙이는 모습을 보니
조심해야지..다시금 다짐해보는 순간
또 넘어지는 것을 보았다
올라 간 만큼 내려가야 할 내리막
순간순간 조심해야 된다는 것을
새삼 느껴 보는 시간들이었다
시간이 넉넉지 않은 일부 사람들은
샤모니 시내 호텔에 머물면서
일일 하이킹으로 주변코스를 돌아보기도 하고
경치 좋은곳만 트레킹 하기도 할 만큼
이곳은 매력적인 곳이였다
우리처럼 알프스 산군을 종주 하며
매일 매일 산에 올라갔다가 내려가며
걸쳐가는 전망좋은 산장에서의
숙박과 숙식은 또 다른 경험이며 즐거움이자
선물인것을 그들은 모를것이다
사람은 천혜의 자연 환경속에서
1000고지~1300고지 사이에서 자고 나면
몸상태가 최상이라 했다
전망좋은 산중턱 몬테파브르에서
마냥 부러운 젊은 친구들과 함께 인증삿도 남기며
아침에 엘리자베따 산장에서
준비한 도시락을 먹고 한참을 쉬었다
깍아지른 절벽
때로는 차마고도를 걷는 느낌도 들었다
눈이 녹아 여차하면 허벅지 까지 빠지기도 하고
눈쌓인 절벽을 가로 질러 가려면
바로 옆엔 수십미터 낭떨어지이기도 했다
다치는 사람 봤지만
우리 일행들은 모두 무사히 잘 걷고있었다
한참을 가다보니
빙하가 녹아 흐르는 개울은 줄곧 만날수 있었고
야생화가 둘레를 친 이름 모를 호수도 나왔다
천신만고 끝에
메종비엘라 산장 도착했다
이곳 산장은 꾸르마이어 마을이 지척에 내려다 보여
조망이 탁월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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