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11월 3일~12월 3일
11월 23일~12월 3일
마지막 3탄
거문오름, 쇠소깍, 신례리 초가집, 서건도, 강정천, 솔오름, 돈내코 코스 탐방, 신풍 목장
해녀 갑장이 아침마다 우리 만날 때 갈아 보내 주던 정성을
오라버니가 이어서 가져오시는 건강음료
귤 주스 또는 우유에 견과류를 갈아서
따뜻한 보온병에 가져오시면
오름 오르기 전 한잔으로 하루가 시작되고
트레킹하고 마무리 한잔이 하루 일과였다
세계자연유산센터 거문오름을
동생이 못 가봤다고 사전에 예약해 탐방이 이루어졌다
코로나 여파로 사람들 없는 곳만 선택해 다녔는데
이곳도 인원 제한해 한 팀에 10여 명일 줄 알았었다
그러나 한 팀이 40명씩 해설사 한분에 30분마다 인솔하고
많은 사람에 쫓기고 거리제한도 안되고
해설 한마디 못 듣고 말았다
입장료 받는 곳이라 장삿속 같았다
2007년 세계자연유산센터에 등재된 이유로 규칙이 엄격하다
겉으로 볼 때는 그저 그렇지만
학술적으로 지하에 용암이 흘러 만장굴까지
동굴 구조를 완성시킨 근원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계단이 3천 개 오르락내리락하는 3코스를 택해
3시간 정도 트레킹 하였다
다음날은 하효동 해안도로에 주차하고
샤브작 샤브작 걷기 시작했다
개쑥 부쟁이 와
용암이 폭발하면서 이룬 절벽의
아름다움이 곳곳에 있다
해안을 걷다 보니
어느덧 쇠소깍까지 걸었다
몇 년 전 우리가 탈 때만 해도 투명 카악이었는데
위험하다며 말이 많아 한동안 문을 닫았었다
한 바퀴 돌아 다리 건너 맞은편까지 트레킹이다
보기 좋을 정도로 잘 지어진 귤밭을 지나
바닷길로 접어들며 여유를 즐겼다
그곳엔 다듬어지지 않는
울창한 야자나무가 군락을 이루었고
우린 이곳에서 한동안 인증삿으로 시간을 보냈다
나무 뒤에 있으면 바로 안 보여
숨바꼭질처럼 여러 번 부르며 찾은 곳이다
다시 돌아 귤밭 마을 속으로 들어가다가
오래된 뽕나무가 보인다
11월 말경에 웬 오디~
기후 따라 자연에 순응하며 많이도 달렸다
옆에서 매어 논 개는 짖어대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한주먹씩 따 입으로 넣었다
사려니 숲길 월든 삼거리에서
왼쪽 왕복 13킬로 사려니오름 가는 일정이다
하나의 섬인 제주도
어느 정도 가보았다고 하지만 갈 때마다
이런 곳도 있었네 감탄하는 곳이 많다
제주도에 필이 꽂혀 탐험가처럼 다니는지
나 자신도 모르겠다
제주에서 차별화된 타이백 귤 농장
바닥에 흰색 비닐을 깔아놓으면 당도가 좋아
보통 귤값의 두배로 받는다고 한다
귀갓길에
귤밭과 잘 어우러진 초가집을 찾아갔다
정작 주인은 귤밭 옆에 현대식으로 집을 짓고
초가집은 농막 정도로 쓰임새이지만
지붕도 새로 올려 운치 있는 풍경이다
눈 호강하듯
잘 지어진 귤밭을 지나칠 때면 주인장인 듯
뿌듯함이 밀려온다
이 계절엔 얻어먹는 것도 남아돈다
가로수에 따 먹지도 못할 감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다
이승악 오름 탐방하면서 숲길을 가려면
5.16 도로 입구로 탐방했는데
이번에 중산간도로를 이용하여 들어가게 되었다
그것도 차를 가지고
시멘 도로를 족히 2킬로 이상을 가서 주차하고
사려니 숲길 방향으로 전진하였다
엊그제 사려니오름을 가다가 너무 멀어 뒤돌아 나왔는데
지금은 반대방향으로 들어섰다
어느 정도 가다 보면 아는 사람만
간간히 다니는 한적한 숲길
2시간 정도 걷다 보면
종자가 다른 희한한 X자 모양이 있는가 하면
삼나무 숲길도 나온다
이번에도 사려니오름은 못 올랐다
항상 무리하지 않기로 하고
어느 정도 가면 뒤돌아 나올 줄도 안다
나오면서 소들도 한가롭게 쉬는 평화로운 모습이 보인다
쉬는 자세가 어쩜 똑같은지..ㅎ
귀가하면서 7코스 안에 들어가는 서건도 일명 <썩은 섬>
썰물 때이길래 한 바퀴 돌았다
자라바위도 아니고 거북바위도 아닌 것이 목을 쭈~욱 내밀고 있다
서건도 들어가는 입구엔 카라반 캠핑하는 장소도 있어서
캠핑카에 머물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도 좋을 것 같았다
다음날
강정천으로 향하였다
제주도 하천은 비가 올 때만 흘러내리는 건천인데 비해
강정천은 물이 많아 마을 이름도
물강( 江) 물정( 汀)을 붙일 정도로 맑고 깨끗한 곳이다
올레코스 중 가장 아름답다는 7코스
외국처럼 엽서 속의 인증삿도 남겨 보고
캔싱턴리조트에서 유턴한다
토종동백꽃은 한겨울에 절정이다
이름 봄에 꽃잎이 떨어지는데
개량종 동백은 조금 빠른 편이다
오전에 귤 따는 체험 하면서 현시세보다 저렴하게 구매하고
충분히 먹을 만큼도 얻었다
다시 솔오름으로 향하였다
전전날 내린 눈이 한라산 백록담을 덮고 있다
서쪽에서 보는 백록담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고
남쪽인 서귀포에서 볼 때는 그저 그렇다
다음날
어제 못 부쳤던 귤을 오전에만 택배 가능하기에
우리 세 자매는 각자의 집으로 일찍 귤 부치고
돈내코 방향 윗세오름으로 향하였다
하루해가 짧아 윗세오름 정상까지는 못 갈 것 같고
오르는데 4시간 하산하는데 2시간 일정을 잡았다
한라산 백록담은 성판악이든 관음사이든
몇 번 산행해보았었다
윗세오름은 어리목, 영실입구에서
백록담 바로 밑 남벽분기점까지 도는 코스도 탐방했었지만
돈내코 방향은 막연히 교통이 복잡하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던 차에
올라가는 길을 찾았던 것이다
처음 가는 코스
몇백 년이 넘는 소나무
정말 크기가 대단한 적송이다
반듯하게 쓰일 재목감은 안되고 나무로써는 등외품이지만
내 눈에는 작품으로서 훌륭하다
이런 나무들이 군데군데 큰 산을 지키고 있었다
곡선이 아름다운 희한한 소나무는
한라산의 많은 이야기를 간직한 채
오가는 이들의 길목에서 자태를 뽐내며
바람 부는 대로 요가 중이었다
올레 3코스에 위치한
신풍 목장 올레꾼들을 위해 사유지를 개방한 곳이다
여름에는 소를 방목하고
감귤 껍질을 말리는 겨울에만 볼 수 있는 풍경이다
골고루 말리기 위해 바쁜 일손
바람결 따라 귤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세 자매가 21일 동안 여행하면서 거의 끝자락에
우리 연장해서 더 있을까 궁리 중에
동생이 제부한테 전화한다
제주도 온 김에 더 있고 싶은데....
제부 왈 "어~이"
글로 표현이 어렵다
어이란 말은 안 된다는 것으로 에둘러하는 말이다
그럼 갈까? 했더니 바로 "응"
예정대로 한 달 만에 돌아왔다
나는 늘 집을 잘 비우고 여행을 떠났기에 신랑 별 탈 없었지만
형부와 제부는 밥해먹으며 혼자 살다 보니
애로사항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나 보다
사람마다 힘들면 나타나는 약한 부분이 한둘씩 있다고 하는데
형부는 코가 헐어 은행톨만큼 부르트시고
제부는 4킬로 몸무게가 줄었다고 한다
나이가 드니 좋은 점은 내게 자유로움이 많아
어디든 다닐 수 있다는 장점이다
우리 형제들은 항상 부부 함께 다녔고
제주도 한달살이도 틈틈이 함께였었다
남편들도 홀로 서봐야 된다며 이번엔 자매끼리만 추진하였다
그동안 형제 부부들끼리 다니다 보면
남편들은 차려지는 밥상만 고수한다
가평 동생집에서
김장 때 땅을 파서 일구든
산행을 하든 함께 하고 아내들은
집에 와서도 일은 계속된다
나물 다듬어야 하며 삶아 널고 또 밥상 차리기 바쁘다
봄나물을 뜯어도
관심이 없고 나물 하지도 말라고 한다
일을 시킨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또한 상대방은 기분 썩 좋아하지 않을 것 같아
눈치만 보게 된다
일머리가 없는 것일까
내 일이 아니라고..
귀찮음에..
함께 할 때는 미약하나마 참여해주면
힘든 일도 놀이가 된다는 걸 왜 모르실까~ㅎ
김장할 때 만
무거운 거 들어주는 걸로
만족해야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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