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 3월 14일~17일 3박 4일 남도여행
평사리 들녘, 천사 대교, 소악도12사도, 안좌면, 자은면, 임자면, 증도면,
갑자기 옆지기와 썰물 때 맞추어 남도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이유는 소악도 가려면 만물일 때는 일정이 차질 있을까 봐였다
이왕에 갈 거면 평사리 들녘에 들려보자고 하여 아침부터 나섰으나
매화꽃에 둘러싸인 부부송을 기대했지만 기대 이하였다
목적은 소악도 12 사도 길 트레킹
곧바로 남해 고속도로를 타고 신안으로 달렸다
도착하니 어둑한 저녁 송공항 근처
숙소 보이지 않는다
지나가다 슈퍼에 들려 알아보니 차로 5분쯤 가는 곳을 소개해주면서
밤이라 찾기 어렵다며 약도로 자세히 그려 주시는 친절함
그래도 어두워서 한번 지나치고 다시 뒤돌아 찾은 민박집
할아버지가 운영하시는데 방은 크나 싱크대 지저분했다
아침 6시 50분 출발하는 배를 타려고 일찍 항에 갔더니
안개가 자욱하여 출항 취소였다
다음 9시 30 분배 타기까지는 3시간여
틈새시간을 다른 섬으로 돌아보기로 하고
천사 대교를 건넜다
첫째 긴 다리 인천대교 11.8km
두 번째 부산 광안대교 7.42km
세 번째 서해대교 7.3km
19년 4월에 개통된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 긴 다리 천사 대교 7.2km
안갯속에 묻혀 입구 쪽만 보여준다
섬지방이다 보니 안개가 자욱하여
분위기는 참 좋다
이정표 보면서 달리다 보니
"무한의 다리"가 관광지로 표시되어 있다
다리가 연결된 섬까지 다녀와야 되는 곳이다
바람도 많이 불고 배 시간 될 때까지 시간을 보내자고 했으니
사진 한 장만 담아보고 곧바로 뒤돌아
송공항으로 갔다
안개가 어느 정도 걷히니
두 번째 배 출항은 순조롭게 출발이다
송공항에서
소악도까지 배 소요시간 30분
첫 번째 성지부터 시작할 것을 소악도에서 하선했으니
거꾸로 열두 사도 성지부터 돌아보는 코스이다
순례길은 곳곳에 물이 차면 사라지고 물이 빠지면 보이는 기적의 순례길
섬 사이로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종교는 없어도
순례자의 길 총 12km 걷고 싶었다
"12 성지 유다의 집"
딴섬과 진섬 사이 모래밭으로 연결돼 있어
물이 차면 진섬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예배당이다
밀물 때는 물이차 진섬과 완전히 딴섬이 됐다가
썰물때면 모세의 기적처럼 바다가 갈라져 하나의 섬이 되어
작가도 만조를 피해 작업을 해야 했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순례자 길의 컨셉은
자발적 가난, 즐거운 불편이다
"11 성지 시몬의 집"
열두 개 예배당 중 대문이 없는 건축물
조개 부조가 여기저기 붙어있고
지붕에 분홍하트가 사랑의 집 컨셉이다
뻥 뚫린 대문 안에 비추는 바닷가 풍경
바다로 지는 해넘이가 아름다운 곳
문이 없음이다
"10 유다 타대오의 집"
뾰족뾰족한 지붕과 앙증맞은 작은 창이
동화를 연상케 하는 예배당
진섬에 있다
"9 야고보의 집"
프랑스 작가가 작업해 프로방스 풍이라는데
나무기둥의 선, 빗물 받아내는 개수대, 물고기 모양의 창, 주춧돌은
한국적인 미도 물씬 나는 건축미다
2019년도 국내외 설치미술작가들
11명이 참여해 1년 동안 머물며
열두 제자를 모티브로 한 작은 예배당이 지어진 것이다
"8 마테오의 집"
금색 돔이 인상적이며 러시아 정교회 같지만
황금빛 지붕이 섬에 많이 나는 양파를 형상화했다고 한다
"7 토마스의 집"
순백색의 예배당처럼 마음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6 바르톨로메오의 집"
저수지 한가운데 설치되어 햇빛에 따라
오묘한 빛깔이 나는 빛의 연주
호루라기 형상화한 작품이다
물이 서서히 들어오면서 보이는 곡선
낙지가 유난히 많이 잡히는 곳이란다
시간대만 맞으면 맛볼 수 있는 기회도 있다
"5 필립의 집"
세명의 프랑스 남부 툴루즈 지역 출신 작가가
붉은 벽돌을 하나하나 쌓으며
무척 힘들게 작업했다고 한다
갯돌 주워 프랑스 벽돌과 어우러진 작품이다
지붕 꼭대기에 안테나처럼 솟대처럼 물고기 형상은
바다에 나가는 어부들을 위한 것이라 한다
이작은 예배당들은
불자에게는 암자가 될 수 있고
가톨릭 신자에게는 공소
이슬람 신자에게는 기도소
종교가 없는 무신론자에게는 쉼터가 되기도 한다
샤브작 샤브작 걸으면서 보이는 풍경
멀리서 보면 집을 낮게 지어 지붕마저 보일 듯 말 듯
바닷바람을 피해 지었다
"4 요한의 집"
작은 예배당마다 사연이 있다
이곳 요한의 집은 오지남 할아버지의 사연이 작품에 스며있다고 한다
몇 해 전 할머니를 먼저 보내고 밭 끝자락에 할머니를 모셨고
무덤가에 꽃을 이쁘게 심은 할아버지
작가는 할아버지 마음이 보였다고 한다
예배당 안 길게 놓인 창문으로 내다보면 할머니의 무덤과 마주한다
할아버지가 땅을 내어주시고
할머니가 평생 가꿔온 밭에 예배당이 지어졌으며
매일같이 예배당을 쓸고 닦으신다
"3 산 중턱에 야고보의 집"
심플한 디자인에 붉은 기와와
로마식 나무기둥을 양쪽에 세워서 안정감이 느껴진다
맞은편
병풍도 빨간 지붕이 도두라진다
주민들이 맨드라미를 약초 등으로
재배한 전통을 살려 주홍색 섬으로 거듭났다
대기점에서 내리면 먼저 돌아보면 좋을듯하다
오후 늦게 건너려니
이미 노듯 길에 물이 찬다
"2 안드레아의 집"
북촌마을 언저리에 자리한 생각하는 집
병풍도 가는 노둣길을 배경으로
두 개의 높고 둥근 지붕이 돋보인다
"1 베드로의 집"
그리스 산토니풍의 하얀색 벽에
군청색 지붕이 덮인 첫 번째 예배당
4시간이면 충분히 걸을 수 있는 5개의 섬
(대기점. 소기점도. 소악도. 진섬. 딴섬)을
느릿느릿 5시간 남짓 걸었다
자연스럽게 "섬 티아고 순례길"이라는 별칭을 얻게 된 소악도
이작은 종을 치며 순례길의 시작을 알리며 투어는 시작되지만
우리는 거꾸로 순례길을 걸은 셈이다
2018년 전라남도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후
작은 예배당을 짓기로 결정한 데는 면소재지인 증도에
최초 여성 순교자 문준경 전도사가 피살된 곳이고
1년에 9켤레 고무신이 닳아 질정도로
섬을 돌아다니며 전도한 순교자였다
다섯 개의 섬에 흩어져 있는 작은 예배당을
한 번에 순례할 수 있고
섬주민의 80% 이상이
기독교라는 점이 고려됐다고 한다
밀물 시간이어서 여덟 번째 마태오 집은 물에 둥둥 떠있다
4시 30 분배를 타고 송공항으로 순항중
보이는 양식장이 어마어마하게 펼쳐져 있다
천사 대교 밑으로 지나면서
오후 석양 시간임을 말해준다
다시 자동차로 천사 대교를 건너
안좌면으로 이동하였다
안좌도인 것을 천사 대교가 놓이면서 행정구역상 면으로 되어 있다
숙박이 마땅치 않아 마지막 구한 것이
안좌도 읍내의 식당에서 운영한다기에
차로 10여분을 이동하여 따라가다 보니
정말 한적한 농촌마을이다
30여 평 되는 곳에 독채로 쓰다 보니 넓어 좋았다
그냥 찾아가는 숙박은 어림없었고
식당에서 연결되어야만 갈 수 있는 곳이다
하룻밤 자고 나와 더 남쪽 방향으로 이동하여 안좌면
자라 대교를 건너
퍼플교라는 곳으로 향하였다
이정표에 관광지로 되어있어 어떤 곳인가 했더니
안좌면, 반월도, 박지도, 세 개 섬을 돌아볼 수 있게
다리를 놓아 12km 한 바퀴 트레킹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천 개가 넘는 섬들을 관광객 유치하기 위해
마을 지붕들은 온통 보라색으로 칠하고
여행객들도 보라색 옷 한 가지만 입으면
입장료 3000원 무료였다
오래전부터 반월도와 박지도에는
보라색 꽃을 피우는 꿀풀과 참 도라지가 흔했던 이유였다
경계석,분리수거함도 밭에 농작물 비닐도 보라색이다
퍼플 섬은 한국 대표 관광지 100선에 뽑히며
지난해 홍콩여행잡지와 독일 프로그램에 나왔고
미국 CNN과 폭스뉴스가 잇따라 퍼플 섬을 소개한 곳이기도 하다
박지도 암자에 젊은 스님이 살았는데
멀리 반월도 암자에 아른거리는 비구니 자태만 보고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비구니도 같은 마음이었는지
둘은 썰물때마다 갯벌에 나가
망태기에 담은 돌로 길을 만들었다
이 길은 두사람이 중년이 되었을 무렵에야
섬과 섬을 잇게 되는데
오랜세월 그리워했던 둘이 바다 한가운데서
만남의 기쁨을 채 나누기도 전에 밀물이 들이쳤다는 노들길이다
퍼플교 놓기 전 물이 빠지면
맞은편 섬으로 이동하는 노들길
썰물에 흔적만 남아있다
다시 바닷가를 드라이브하면서 보이는
죽방 멸치잡이 그물
둑방의 갈대
다시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신안 출신
김환기 고택을 잠시 들렀다
마을 한 바퀴 돌아보는데
뒤편에 돌절구가 눈에 들어온다
자은면으로 이동하여 분계해변으로 가니
쭉 뻗은 여인송의 사연은
가난하지만 고기잡이를 하며 행복하게 살다가 사소한 말다툼을 벌이고
고기잡이를 나간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후회한 부인이
소나무에 올라 수평선을 바라보다 거꾸로 떨어져 동사하고
그 후에 돌아온 남편이 그 소나무 아래에 묻어주자
나무는 거꾸로 선 아름다운 여인의 자태를 닮은
여인송으로 남았다는 전설이다
해사랑 길도 트레킹 할 수 있게 조성되어 있었다
생략하고 관광지만 돌아보기로 했으니
무안군을 걸쳐 지도읍으로 들어가면
임자면까지 자동차로 갈 수 있다는..
소악도에서 나오는 배에서
어느 분이 전해주시길래 그곳으로 향했다
도착하여
막상 다리를 건너려니 출입금지
사고 났나 궁금하여 공사하시는 분 한테 알아보니
3월 16일 화요일인데 3일 후인 19일 금요일 개통된다며
한창 마무리 작업 중이다
이왕에 왔으니 바로 다리 밑에 항구가 있어서
배에 차를 승선시키고 입도했다
갈 곳 찾아 지도를 펼쳐보니
북쪽에 새우젓 토굴이 2개는 개방되어 있으나
캄캄하여 들어 가보진 못하고 한 군데 인증삿으로 남기며
민박을 알아보니 얻기가 어려웠다
이유는 임자면은 섬 전체가 대파밭이다
풍년이 된 대파가 지금은 금값이 되어버린 임자면
모두가 이 기회에 부자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파 수확하려면 일꾼들을 관리하는 분들이
통째로 미리 민박을 얻어 놨기 때문이다
19일 다리 개통되면 물류수송이 쉬워지니
그때 작업하려고 미리 예약 해 방이 없다는 것이다
보통 해수욕장 근처엔 민박집이 있기 마련인데
방이 없다며 서너 집에서 거부당했다
마지막 전화에
주인장은 방이 다 예약됐으니 목포에 나가 있었고
당신이 쓰던 방에서 평소의 방값보다 싸게 쓰라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주인장 장롱에서
이불을 꺼내 주인 없는 방에서 숙박하게 됐다
숙박비는 계좌로 이체해주고 따뜻하게 잘 자고 아침에 나왔다
10년 전에도 여서도 섬에 가서 민박 자체도 없으니
할머니 혼자 사시는 집 윗방에서 민박하며
둘이 숙박료 3만원 두당 식사비 5천 원씩
두 끼를 잘 먹고 5만 원 드리고
할머니가 해주시는
생선구이와 자연산 미역국으로 잘 먹었던 생각이 났다
지도읍 지나 증도면으로 이동하여 화도 노둣길
천여 개 넘는 신안의 섬들이 모여
같은 섬 같지만 각자의 개성이 있는 섬들로
돌아보기엔 시간이 많이 걸릴 거 같다
우리나라 최고의 염전도 돌아보며
3박 4일 일정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지난가을에 심은 밭작물이 기지개를 켜듯
봄을 알리고 있다
아래 인증사진을
카톡에 올렸더니 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소악도 8번째 갯벌이 보이는 성지 마타오의 집
성전 문 밖이다
춘삼월
유난히 늦추위에 꽃을 볼 수 없는 시기였지만
밭작물이 봄을 알리고
만물이 소생하는 기운이 느껴졌다
이제는 한 달에 한 번씩 섬 투어 하자는 짝꿍의 말에
정말?
저녁밥을 해서 먹이는 손주 때문에 쉽게 일정 잡기는 어렵지만
시도해볼 일이다
볼 것이 많은 천사 개의 섬 일부 보았지만
여행의 이유를 보람 있게 녹여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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