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기

고창 3박4일 차박여행기 고창읍성,고창고인돌,구시포해변,학원농장,대청호

오드리오드리 2022. 7. 15. 20:35

 

 

 

22년 6월 4~7일 3박 4일 여행기

고창읍성, 고창 고인돌, 구시포 해변, 학원농장, 대청호,

 

 

월요일 현충일 연휴가 되어 고창으로 향했다

점심때 출발하여 6시간을 걸려 새만금 도착이다

새만금 중간지점에 차박지를 정하고

저녁식사를 어둡기 전에 얼른 준비했다

새만금이기에 앞뒤가 시원해서 없을 줄 알았던 모기가

얼마나 달려드는지 차박 하면서 처음으로 몇 방을 물렸다

모기향을 준비 안 한 탓에

지금부터 필수품인 모기향을 그날로 사서 요긴하게 쓰였다

새벽에 비가 쏟아진다

날이 밝으니 그치면서 바람도 불어 젖었던

꼬리 텐트가 다행히 말랐다

 

 

고창읍성으로 갔으나

또 다시 비가 내린다

신분증을 안 가지고 가서 가는 곳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다

우산을 쓰고 읍성을 한 바퀴 돌고

어마어마한 굵기의 대나무 맹종 죽림을 보고

하늘을 향해 뻗은 사진을 담으려고 했지만

비가 와서 겨우 두장 담고 나왔다

 

 

2000년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창 고인돌 유적지

세계에서 가장 크고 넓게 고인돌 군락지를

이루고 있는 산 밑으로 갔다

 

 

고인돌은 선사시대

돌무덤의 일종

 산자락에도 넓은 대지위에도 다양한 고인돌이

번호를 붙여 놓았다

 

 

청동기 시대의 대표적인 무덤 형식

세력이 클수록 덮개돌의 크기도 비례해서 커지는 고인돌

무게를 옮기려면 장비도 없이 많은 인력이 필요한 무덤이다

실제 무덤도 있고 가묘도 있었다는 공동묘지의 의미

이런 곳을 비가 와도 돌아볼 수 있다는 건

세월의 무게에 있었다

 

 

 비와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고

차안에만 더더구나 있을수 없는 일

우산 쓰고 고창 일대를 다녔다

 한두 명 눈에 띌까 말까 한 한적한 여행지

보리밭은 바람 불어 일렁이는 물결이 다이내믹하지만

촉촉이 비가 내려도 풍경은 좋았다

 

 

4월이면 청보리밭이

6월이다 보니 농익은 보리가 진노랑으로 물들고 있었다

8개 마을을 끼고 있던 구릉

물을 댈 수가 없어 버려진 땅을

2원에 사들여 개간한 현 학원농장 대표의 어머니 이학 여사

학이 노니는 들판이라는 의미의 학원을

모친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보리밭에 유일하게 그림이 되어주는 여행객

이왕에 왔으니 비가 와도

돌아볼 건 돌아봐야지라는 나에 마음과 이심전심이다

 

 

학원농장을 벗어나

보이는 야트막한 구릉지대도 

모두 밀 보리로 풍요롭게 만들고 있었다

 

 

 차 타고 지나가다 보면

영근 밀밭이 자꾸 시선을 끈다

연휴인데도 사람도 없고 차량도 많지 않은 고창 들녘을

선택했다는 게 만족스럽다

 

 

구시포 해변에서 차박을 하고

아침부터 해변 산책에 나선 가족들이다

차 한 대가 나가 자리가 비면 바로 들어오고

웬 캠핑과 차박들이 많은지..

편안한 집 놔두고 고생을 자처하는 여행자들이다

 

 

명사십리와 함께 해송림이 우거진 곳

바닷물의 염도가 높아 피부병 치료에 좋은 모레 찜질과

해수찜을 즐겨하는 곳이다

바람소리 파도소리가

낭만적으로 들리는 묘미를 즐겨야

차박이 가능하다

 

 

다음날

다시 찾은 읍성의 맹종죽

대나무 숲에 침입자처럼 엉켜 공생하는

소나무와 대나무를 찾아 이렇게 저렇게 담아 보았다

서로의 몸이 부드럽게 휘어지도록

오랜 세월을 공존하며 산다는 것은

인생과도 같아 보였다

 

 

담양 죽녹원에 비하면

규모가 아주 작지만

굵기가 남달라 양보다 질로 승부수를 띄운 곳

더러더러 함께 자라는 소나무덕에

더 많이 알려진 맹종죽이다

 

중국 삼국시대 효성이 지극한 맹종(孟宗)은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있던 그의 모친이

한겨울 죽순을 먹고 싶다고 하자

맹종은 눈이 쌓인 대밭으로 갔지만

죽순이 있을 리 없어 죽순을 구하지 못한 맹종은 눈물을 흘렸다

하늘이 감동해 맹종의 눈물이 떨어진 곳에

눈이 녹고 죽순이 돋아나

맹종이 그것을 끓여 모친에 대접하자

어머니의 병환이 말끔히 나았다고 한다

이것이 맹종설순이라는

고사성어로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이어

고창에서 집으로 귀경하면서

중간 기착지 대청호에 차박지로 정했다

집에서도 아침은 누룽지를 좋아해 자주 끓여먹는데

차박은 밥 하기 번거로우니 당연히 누룽지를 잘 끓인다

한 그릇씩  뜨뜻하게 먹고 텐트 치고

정리하는데 보통 30분씩 소요된다

 

 

왕버드나무 군락지인 로하스길

일출과 일몰시 햇살과 물안개가 어우러져

사진 찍기 좋은 장소였지만

세월 탓 가뭄 탓에 물도 많이 빠지고 바람에 부러지고 

살아 내느라 애쓴 흔적이 보였다

 

이어

가뭄에 드러난 모래톱 오백리 길 트레킹이다

가뭄도 가뭄이지만 모심을 시기이기에

농수로에 물을 대면 저수량이 많이 줄기도 한다

 

 

지난해 11월 20일경에 다녀 갔을 때

물에 반쯤 잠기여 반영으로 담았던 나무였는데

 

 

기둥이 보이고도 한참이나 더 물이 줄어들었다

걸을 수 없는 곳을

대청호의 드러난 속살 따라

걸어보는 것도 다행이었다  

 

 

모래톱이 드러난 곳을 산책하는 사람이 있었으니

나도 그대로 따라 걸어 보았다

1년이면 이때쯤 걸어볼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며

옆지기와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다

 

 

옆지기는 복권을 매주 산다

 컴퓨터로 조합해서 담뱃값 대신 산다고 하니

담배 피워서 건강 잃는 것보다

당첨이 안돼도 주택산업에 기여한다고 생각해서

아직까지 아무 말 못 하고 지내 왔다

처음 시작한 지 몇 년 지나서 120만 원 당첨되더니

그게 화근이었다

곧 일확천금이라도 될 것처럼 더 열심히 공부도 하였다

 

 

복권사이트에서 소스라도 얻으려고

주말에는 일정도 안 잡았었다

중독자가 되는 듯 하지만

이제 와 뭐라고 말도 못 하는 부분이었다

그러다

< "세상에 이런 일"에 복권을

처음부터 산 복권 용지를 안 버리고

11년 만에 종지부를 찍는다 하여 유심히 보았다

그동안 복권산 용지를 계산해보니

2억 5천만 원이 넘는다고 한다>

입이 떡 벌어진다

그 돈을 저축했다 생각하면 노후에

편안하게 쓸 액수였다 

소비로 생각하면 적당히 좋은 꿈만 꾸었을 때

사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나눈 대화였다

자기도 15년 넘게 산 액수를 대충 따져 보더니

그 정도는 어림없다고 한다

알면서 속고 모르면서 속는 게 인생이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