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5월 28일~30일 2박 3일 여행기
군산 뜬다리,군산 보리밭, 선유도, 부안마실길, 새만금,
김제 보리밭, 망해사, 부여 사랑나무, 서천,선도리,궁항,
4월부터 차박을 하려고 마음먹었다
밤에 날씨가 추워도 안되고
또 다른 일정으로 날짜가 훌쩍 지나 어느새 5월 말경이 되었다
목적지는 부안
남도로 가려면 내륙보다
서해안 군산을 지나는 서해안 고속도로 타면서
군산 뜬다리 역사를 알아보았다
일제가 전라도 곡창지역에서 수탈한 쌀을
일본으로 송출하기 위한 부잔교
조수 간만의 차가 큰 서해안의 특징을 살려
정박시설을 만들어 밀물과 썰물시 상하로 움직이게 한 선착장이다
군산시내를 지나 새만금으로 접어들 즈음
가을에만 보아 왔던 황금들녘이 눈앞에 펼쳐진다
여행과 인생은 예상치 못한 선물이 있다
바람 부는 보리밭도 좋고 익어가는 보리밭도 담고 싶었는데
이게 웬 횡재인가
부부송이 있는 하동 평사리 보리밭이 눈에 아른거려
기회 되면 가볼까도 했었다
어쨌든 드넓은 보리밭에 농익어가는 풍경
곁에만 가도 보리향기가 난다
어릴 때 맡았던 보리향
추억 소환하듯 향기마저 구수하게 느껴진다
김제 만경평야만큼 이모작이 가능한 군산 곡창지대
바야흐로 한쪽엔 보리가 한창 익어가고 수확한 자리에
모 심어져 연둣빛으로 변해가는 풍요롭고
전형적인 농촌 들녘이다
서해안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필수로 들려보는 고군산 선유도
옥돌 해변에 널어진 생선이 눈에 띈다
이어
새만금을 지나 변산반도 마실길
새만금 도로가 끝나면 변산반도에 진입하여
(새만금 박물관~송포항)
제1코스 변산반도 해안길을 따라 이어지는
데이지 꽃과 어울린 바닷길을 보고 싶어 찾았다
마실길 전체를 트레킹 하려면 시간상 너무 걸린다
주요 코스만 돌아보는데
순백의 꽃물결이 일렁이는 자체만으로도 만족이다
계란 프라이 닮은 데이지 꽃
사방이 나무로 둘레를 친 상황에서
향기로울 것 같은 그 많은 꽃이
그다지 향기롭지는 않았다
차박 할 수 있는 장소를 찾으려고
솔섬까지 내려갔다가 적당한 곳을 찾지 못해
다시 북쪽으로 올라오던 중 한적한 포구에 자리 잡았다
흰색과 노란 등대와의 조화
풍어를 기원하며 형형색색인 깃발을 올리며
시끌벅적했던 곳이
지금은 전깃줄에 이름 모를 새와
친구가 되어 조용히 차박으로 정한 궁항이다
그리들에 삼겹 수월래는 아니더라도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주꾸미 데쳐서
초고추장 찍어 먹고 싶었지만
현지 조달이 어려워 그것도 쉽지는 않았다
드론에서 보면
마치 활처럼 휘어진 모양이라고 해서
지어진 이름 궁항이다
감태인지 청태인지 모를 이끼는
작은 고동과 한마음이 되며 동고동락하고 있었다
아침이 밝자 바지락 캐기에 분주한 어촌 민들
누룽지를 간단히 끓여먹고
2코스 시작점인 변산해수욕장 옆에 있는
송포항으로 이동했다
가족들 연인들
갯벌을 파면 뭐라도 나올까
모래사장에 집중 공략하는 갯벌체험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2코스 초입에 들어서면 좁은 오솔길이 나온다
행운의 열쇠처럼
가리비로 소원을 적어 철조망에 쭈욱 매달려 있다
바다를 끼고 만든 마실길
눈만 돌리면 탁 터진 바다가 보인다
2코스 초입부터 10분 정도 가다 보면
데이지 꽃과 바다와 어우러진 스폿이 나온다
데이지 꽃도 좋지만
썰물에 드러난 이끼 낀 해안으로 내려갔다
꽃은 물때와 상관없이 볼 수 있지만
푸른 이끼가 더 좋아 여기저기 스폿찾는다
아침 빛에
썰물이면 장타임 좋았겠지 ~
세력을 점점 넓혀가는 푸른 이끼
파도의 부딪힘과 깎임 속에
이어갈 수 있는 생명력이 대단하다
마지막 다가갈 수 없는 하섬을 쳐다만 보고
새만금을 지나 동서도로를 달려
김제 심포항 이동이다
황금들녘
농부가 언제 타작할지
마지막 점검 중으로 보인다
길 따라 이곳저곳 찾아다니다 보니
망해사 이정표가 나온다
김제 금산사의 말사로 진봉산 자락에 자리한 망해사
바로 담 아래는 서해로 합류하는 만경강이 흐르고
아담하면서 인적이 드문 작은 사찰이다
선조 22년에 (1589)에 낙서전을 창건하고
그 기념으로 심은 팽나무
433년이 된 어마어마한 크기의 두 그루였다
(전라북도 문화재 128호)
우연히 들렸지만 다음에 기회 되면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진봉산 전망대에 오르면
만경강이 흘러 서해바다가 드넓게 보이고
습지와 맞은편 군산 곡창지대가 한눈에 펼쳐진다
논두렁 옆에 전시물처럼 놓인
수많은 비닐하우스 철골
어찌 쓰이는지 쓰임새 될 때도 보고 싶다
마파람으로 일렁이는 풍요로운 황금들녘은
사방으로 산이 없고 끝없는 지평선의 김제 평야
윤회의 법칙으로 가을이 익어 갈 때처럼
보리도 샛노랗게 영글어간다
이어 차박지인 서천 선도리로 향하면서
시간이 남아 부여에 있는 사랑나무가 있는 성흥산성에 올랐다
금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가림성 정상에
400년의 느티나무
올곧게 자라고 넓게 펼쳐진 뿌리와
일부 나뭇가지가 하트 모양이어서
지난해 8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사랑나무다
각종 영화 드라마에 등장해 더 유명 해졌다
12월이면 일몰 사진이 제격이라는데
답사차 와봤으니 때가 되면 다시 가볼 곳이다
드디어 차박지인 선도리에 안착이다
가로등 불빛이 들어오기 전 어둑어둑할 때쯤
바닷가 풍경을 보며 여유를 즐긴다
몇 발자국만 걸어도 바로 누울 수 있는 차박이 가능하고
눈만 뜨면 넓은 바닷가가 펼쳐지며 바닷물이 찰싹거린다
다음날 이른 아침
맞은편 쌍도 섬으로 산책 나가면서 마주치는 저어새
먹이 찾아 나타난다
단조로운 일상이 지루해 여행을 떠나야 살맛 나는 나
낯선 곳에서 눈뜨면 바다가 보이고
짬쪼름한 바다내음과 또 다른 향기가 있었다
곳곳에 화장실이 있고 차박 하기 좋은 곳에
우리는 잠만 자고 이동하는 스텔스 차박이다
캠핑하는 거 보면
거의 불 피워 고기 구워 먹고 라면 끓여 먹는다
그래도 양심이 바르고 좋은 사람들이 많아 세상이 잘 돌아 가지만
차박 하면서 많은 편린 중 하나 거슬리는 게 있었다
가끔 그들은 누군가 한번 버리면 그곳이 쓰레기 더미가 문제였다
자기 쓰레기는 뒤 가져가야지..
머문 자리도 안 다녀 간 듯 여행길 누구나 바랄 것이다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게 여행자의 예의이며
캠핑과 차박에 필수 조건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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