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10월 8일~10일 2박 3일 여행기
구미 도리사, 해운사, 약사암,
아무 종교도 없는 우리는
지나다가 이정표에 사찰이 나오면
한번 들려볼까 하고 산사를 찾아 다녔다
공기 좋고 한적하여 교회보다는 즐겨 찾게 되는 절
산중 명당자리는 거의 차지하는 절터의 유래들이 거의 있었다
절에서 4.5km 정도 떨어진 일주문을 지나
해발 691m에 위치한 구미 도리사로 향하는 길
험한 급경사로 이어진다
신라시대 불교의 도래지 도리사
고지가 은근히 높아 아래로 보이는 전망이
황금들녘과 낙동강의 뷰가 한눈에 들어온다
도리사를 창건한 아도화상은 서쪽의 황악산을 가리키며
저쪽에 훌륭한 터가 있는데 그곳에 절을 지으면
불교가 흥할 것이다"라고 하여
절을 지으며 바로 (直) 가리켰다 해서
직지사란 유명한 절이 생겼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마주 보이는 가장 높은 산
금오산이다
도리사 절 바로 위쪽 소나무 숲에 산책도 하며
명상을 즐길 수 있게 의자도 만들어 놓았다
전망대까지 한 바퀴 산책하며 돌아보는 산사의 코스
적당한 언덕을 거쳐 내려오면
나름대로 흴링의 코스가 된다
구미 낙동강 체육공원에서 차박을 하고 금오산으로 향했다
금오산에 케이블카 타면
쉽게 약사암을 오를 수 있다고 옆지기 말에 연휴에 선뜻 나섰다
정상 해발 976.5m
케이블카를 타면 해발 400m까지 올라간다
크게 가파르지 않아 30분이면 걸어도 될 곳을
더 편하게 타고 올랐다
바로 눈에 들어오는 해운사
바로 옆 계곡에는 물이 흐르고 나무그늘에
시원한 마저 드는 일주문이다
계곡 따라가도 되지만
지나는 길 해운사를 들려보니
조용하고 한가한 작은 사찰이다
이어
대혜폭포 가는 길에 도선굴로 먼저 향하였다
천연동굴이며 암벽에 뚫린 큰 구멍은
신라말 도선선사가 득도했다 해서 도선굴이며
현재의 통로는 1937년경 만들어졌다
굴내부 길이는 7.2m 높이 4.5m 너비 4.8m 넓은 편이고
한쪽에 3층으로 잘 다듬어졌다
임진왜란 때에는 인근 향인이 (亂)을 피해
암벽의 틈에 자생하는 칡덩굴을 부여잡고 이 굴로 들어와
바로 옆에 비 많이 올 때만 흐르는 세류폭포의 물을
긴 막대기로 받아먹으며 피난했던 연 인원이
100여 명에 달했다고 한다
대혜폭포
비가 많이 내리면 어디든 폭포는 수량이 풍부하지만
지금은 약한 물줄기만 흐른다
우리는 보통 깔딱 고개라 하는데
경상도 구미에는 할딱 고개
케이블카 타고 쉽게 다녀올 줄 알아서 물도 없이 등산했지만
다행히 정상에 마실물이 있어 몇 번을 손으로 받아 마셨다
정상 현월봉에 인증삿을 하고 오르던 길이 아닌
약사암 방향으로 하산이다
산 정상에 일주문을 지나면
절경이 뛰어나다는 5대 사찰 중에
<여수 향일암,
구례 사성암,
부산 용궁사,
진안 마이산탑사>
들어 있다는
낭떠러진 절벽에 지어진 금오산 약사암이 나온다
한 밤 중에 공부를 하다 휘영청 밝은 달에 이끌려
출가를 결심했다는 대혜스님
열여덟 어린 나이에 그렇게 산에 든 지 40년이 넘었다고 한다
혹한에 험한 산을 오르는 등산객을 위해
커피와 사탕을 마련해 놓아 지나는 이들이
따뜻함을 느끼게 천막을 지어놓고 마련해 두었다
아슬아슬한 벼랑 끝 위태롭게 자리한 약사암과
출렁다리를 이용해 지어진 범 종루
보물 제490호로 지정된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마애여래입상
이 모든 보물들이 산 정상부근에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또 하나의 명물
"세상에 이런 일이"프로에 나온 오형 돌탑이다
할아버지의 손자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돌탑 한 올 한 올마다 숨어 있는 사연
뇌병변 장애로 태어나
말은 물론 걸을 수도 없는 손자를 대신해 병간호를 시작했고
10살이 되던 해 합병증인 패혈증이 찾아와 곁을 떠났다
한 줌의 재로 변한 손주를 낙동강물에 보내고
낙동강이 잘 보이는 금오산에 올라
하나 둘 돌을 올려 쌓았고 손주가 태어나
학교를 딱 하루 간 것이 마음이 아파 학당도 쌓으셨다
금오산은 악산으로 알려져 있지만
등산인도 아닌 할아버지가 손주를 그리는 마음에
매주 2~3일씩 올라
주변에 돌을 찾아 돌탑을 쌓고 내려가는 사랑과 정성도
참 대단하시었다
금오산의 오'자를 따고 손주의 이름 형'자를 따서 오형돌탑은
할아버지의 정성이 하늘에 닿아서인지 태풍에도 무너지지 않고
등산객들로 사랑을 받으며 온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연휴마지막 날 귀가 하는것은 차가 밀리여
중간 기착지인 대전 숲체원에서
하룻밤 묵고 10일 오전에 귀가 했다
2009년 10월 25일 금오산을 케이블카 타고 산행했었는데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전에 같이 갔던 일행들의 이야기 속에
옛 사진을 찾아보니 대구 팔공산, 약사암의 흔적이 있었다
아~그랬었구나!
수도 없이 덧씌워지는 세월에
기록을 안 하면 잊히기 십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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