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11월 8일~11일 3박 4일 여행기
순창, 강천사, 구암사, 문수사, 백양사, 천안 단풍길
지난해 우연히 갔었던 순창 여행이 좋아서
올해 다시 한번 가기로 했다
종*순님의 지인집인
한적한 마을에 부모님이 사시던 집을
형제들의 세컨드 하우스로 사용하여
우리도 덕을 보게 되었다
시간여행팀인 6명 모두 함께 하지는 못하고 4명이
9시에 선바위역에서 만나 출발하다 보니
지인의 숙소인 순창에 오후 2시가 되어 도착이었다
늦은 점심을 해먹고 마을 한 바퀴를 돌아보았다
메타세퀘이어는 아직 가을을 접하지 않은 듯했다
고진감내 끝에 피어난 구절초가
마을 담장밑에 한 폭의 수채화 그림이 되었다
흙돌 담장 지붕 위에
늙은 호박들이 주렁주렁
처마밑에 몇 가닥 남아 싹을 틔우는 양파
마을 속에 빈집들이 절반을 차지하는
앞마당에 김장무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전형적인 시골 풍경이다
다음날
자동차로 10여분이면 갈 수 있는 강천사로 향하였다
지난해에 너무 좋아서 단풍 날짜를 보아가며 잡았었다
하지만 작년에 비해 안 좋았다
주차 관리 하시는 분은 11월 초에 적기라 하지만
길따라 갈라지는 색감이 도두라진다
일부는 떨어지고
비 온 뒤인지 물 수량만 늘어 계곡에 쌓였던 단풍들도
모두 씻겨 내려가 버렸다
이곳이 포인트
아래쪽만 약간 노랗게 물들은 메타세퀘이어
흥건하게 떨어졌던 지난해 단풍들에 비하면
쓸모없는 낙엽에 속했다
위로가 되었던
강천사 앞에 곱게 물든 한그루
하늘을 가린 듯 붉고 황홀하여
한참을 쳐다보았다
단풍이 절정인 시기에 비바람에 모두 떨어지고
마지막 잎새가 고풍스럽게 눈길을 끌었다
골짜기의 아름다움은
유화를 뿌린듯 했다
구장군 폭포 위까지만 다녀오는 걸로
올라오던 길로 내려갔다
지난해에 비해
오색빛으로 갈아입지 않았지만
앙상한 나뭇가지에
가을을 붙잡고 싶은 마지막 모습들이다
다음날 구암사로 향했다
붉게 물든 구암사 한창 공사 중이었고
무학대사가 구암사를 방문했던 기념으로 심어진
수령 600년 된 은행나무도 궁금했었다
수북이 쌓인 잎새와 은행이 한꺼번에 떨어져
꼬리꼬리한 냄새가 거리를 멀게 하였지만
와중에 은행을 줍는 사람도 있었다
숙소로 귀가하는 길에
넓은 배추밭에서 주인 되시는 분이
판매하고 남은 배추를 파 버리시길래 허락을 받고
양껏 수확하는 기쁨도 있었다
초 가을에 비싼 배추였지만
이곳은 공짜로 실을 수 없을 정도로
30여 통을 차에 실었다
인심 좋은 분을 만났으니
천일염을 사다 숙소에서 절여 가지고 가면
차를 가지고 간 종*님은 김장을 하게 되었다
또 지나다가 무도 10여 개 얻었고
갓까지 득템 하는 행운을 얻었으니
룰루랄라 여행은 이런 맛이야 하면서 신이 났었다
애기 단풍이 유난히 많아
단풍 들 때면 꼭 찾아보리라 마음먹었던 문수사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듯이
입구부터 단풍이 들지도 않았다
딸 수 없는 감이 주렁주렁 달린 높은 나무는
주변나무에 걸려 사진에 담지도 못하고 쳐다만 보았다
조선 순조 때 지은 사찰 대웅전
여름에 보았던 단청빛이 고풍스럽게 보였지만
색 바랜 단청으로 보이는 건
들지 않은 단풍과 같이 우중충해 보였다
천연기념물로는 유일한 단풍나무 숲
500여 그루가 입구에서 산중턱에 자리 잡은 문수사까지
도로 좌우로 자생해 있어서
기대를 많이 했었다
단풍의 시늉만 냈을 뿐이다
또다른
단풍명소로 유명한 백양사로 향했다
한때는 단풍 축제도 열렸을 만큼 애기 단풍이 많은 곳
황홀했으면 바위봉 약사암까지 올라
백양사 계곡 일대를 볼 수도 있었다
이곳도 마찬가지 산사를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마지막 귀경길에
천안 단풍길을 들려오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는데
여기도 물론 지난해만큼 아니었다
지난해 못 보았던 야간 조명도 설치 돼 있어서
야간에 방문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었지만
낮에 사진 담기에는 불필요한 걸림돌이 되었다
축제기간을 미리 알렸다가 맞지 않아 실패할 확률도 많았다
생각과 짐작으로 시기와 때를 알 수 없는 게 자연이고
결국은 날씨가 관건이었다
순창을 작년에 이어 올 가을까지
자유롭게 다니는 사진 여행
주변의 지인덕에 이루어진 것이다
날씨 따라 사계절을 이어가듯
여행하면서 기본양념을 가지고 다니며
생활의 보탬까지 할 수 있는 건
늦가을의 문턱에서 단풍이 덜 들면 어떠리
인생의 후반전으로 이어가는
신났던 여행이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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