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6월18일~7월3일
14박16일
TMB 트레킹 여행기
9일째 여정
이탈리아 마지막 산장 엘레나산장
규모가 꽤 컸다
엘레나 산장은 이탈리아 왕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3세
(재위 1900~1946)의 부인이었던
엘레나 왕비에게 헌정되었던 산장이다
1950년대 눈사태로 소실되어 없어 졌다가
1995년에 새로 지어졌다
머리맡 창가에서 보이는 풍경
산속의 산장중에서 모처럼 칸막이가 된 도미토리
깨끗하며 사워시설도 잘 되어 있었고
못했던 빨래도 이럴때 다 해서 빛 좋은 창문밑에 널어두니
마르는건 시간 문제였다
9일째
다시 아침이 밝아왔다
아침 8시 엘레나 산장 출발
산장에서 나서면 바로 오르막이다
오르막에 오르니 우리가 묵었던 큰 산장이 작게 보였다
오르막을 오르며 구불구불 이어지는
페렛고개
야생화가 만발인 오르막을 오르다 보니
어느덧
페렛고개 도착이다
이탈리아에서 스위스로 넘어가는 페렛고개 국경
고도 2537m
S자는 스위스의 약자이고 I를 쓴 팻말은 이탈리아 약자이다
스위스 이탈리아 나라에서 흔적을 남기고
고개 넘어
이제는 스위스 땅을 걷게 되었다
걸어야 할 루트를 바라보니
또 눈이 많이 쌓여있었다
스틱을 안가져 간 나는
가이드한테 스틱 하나를 빌려
미끄러지지 않게 눈길을 내려왔다
너무 녹아서 미끄럼을 탈수도 없는 눈길
스위스쪽에서 올라오는 트레커들
눈길에 덩그러니 놓여진 자전거 하나
오래 자리 비운다해도 누군가 가져가기도 어렵다
외국여행을 가면 여권 소지품 분실에 주의 하는게 일반적이지만
트레킹은
도미토리 산장에서 각국의 사람들과 한방을 쓰는데도
한번도 신경쓰이지가 않았었다
그냥 배낭에 넣어두거나 침대 옆에 두거나
아니면 선반에 올려두고서
산장 주변을 마음편히 돌아 다녔었다
뭇 사람들의 경계를 풀고 자유롭게 지낸다는 것이
얼마나 평화로운지
몽블랑 속 무언의 예의이자 공존의 질서였다
내가 걸어갈 길을
다른 사람들이 올라오고 있다
눈길을 벗어나니
한사람이 갈수 있는 호젓한 오솔길이 이어졌다
빨리 가야할 필요도 없고 시간을 재촉하지도 않는 이시간
잠시 혼자가 되어 룰루랄라 흥얼거리며 걸었다
머물러야 할 산장 가는 중간 라풀산장에서
중식 오믈렛을 먹으며 휴식을 갖는다
이곳은 원래 목장이었던곳을 TMB를 걷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산장으로 변신한곳이란다
젊은 외국인 친구들이
노래와 함께 스틱으로 친구의 생일을 축하해주며
트레킹 시작을 알린다
등산화에 화초를 심어
멋스러움을 자아내고
소들이 평화롭게 쉬고 있었다
초원으로 이루어져 목초지가 많았고
가축 산업이 발달은 당연지사였다
쌍둥이 마냥 자세가 똑같은
검은소 두마리
빙하가 녹아 흘러내리는 계곡물이
계절의 순환으로 긴겨울을 벗겨내는 것 같았다
마을에 진입하면서
현지인들도 눈에 들어 온다
스위스
샬레 전통 목조가옥이다
걷는 동안 깨끗한 공기는
나의 몸속 세포까지 정화 시켜 주는것 같았다
마야조이 산장 도착
산 중턱에 자리 잡은 산장은 넓고 쾌적하여
베스트 3 안에 드는 숙소다
저녁 식사 후 산책을 나선 마을풍경들이다
인생의 반은 모험이고 나머지는 추억이라고 한다
기회가 닿아 좋은 경치 구경하면서 걸을수 있다고 해서
겁없이 도전장을 내밀었던 모험이었다
보통 지레 겁을 먹고
일찍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지만
날씨가 받쳐주고 무탈하게 다녀올수 있다면
이보다 더한 매력적인 여행은 없는것 같다
고작 걸으려고 그곳 해외까지 가느냐
국내에도 제주도 숲길,지리산 둘레길
지자체가 개발한 걸어야 할 곳들이 너무 많다고 하면
할말이 없지만
알프스 고도가 높은 산장에서 숙박을 하며
보리 고개 시절엔 상상도 못했던 꿈이 현실이 되었을때
멀게만 느껴졌던 유럽의 알프스를 한발 한발 걸으며
설산을 본다는 것은
천상의 화원을 다녀온듯 황홀한 트레킹이었다
몇년전부터 몽블랑 트레킹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었고
한국 여행자들이 알프스를 걷기 시작한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일본인들은 이미 20년전에 TMB가 유행해서
한차례 휩쓸고 지나간뒤
지금은 간간이 보이는 정도라고 하는데
트레킹 하는 중에 내가 만난 일본인은 세명뿐이었다
10일째 여정
마야조이 산장에서 출발하기전 일행중 한분이
무릎이 안좋다고 다음산장까지 택시로 이동한다고 하니
오늘 필요한 짐만 챙기고 그 편에 짐을 보내라고 했다
평소에 마라톤으로 다져진
일행<일*님>이 뛰어서
목적지인 샹페까지 가신다고
우리보다 먼저 출발 하셨다
일행들 무거운 짐 모두 모아 택시로 보낸 후
우리는 산장을 나섰다
18km 완만한 코스
볼거리도 많이 없고 지루하다고 해서
버스로 이동을 많이 하는 구간이란다
정류장에서 다음 샹페호수까지 갈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스위스 마을을 통과하다보니
슈퍼에서 사람들은 필요한거 간단히 구매하고 있었다
아침 햇살에 비치는 능선과
야생화단지가 눈길을 사로 잡는다
양떼들은 우리를 보고
떼로 몰려든다
이곳 역시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손주들 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디를 가든 내리 사랑은 어쩔수 없는것 같다
사진찍는다고 하니
미소까지 지어주신다
지붕있는 작은 집
장작불에 구워먹는 화덕이다
작은 것 조차 소홀이 다루는거 없고
미관까지 신경쓰는 스위스 사람들
스위스의 전형적인 마을
비탈진 산길도 지나는 코스
이분들은 트레킹 하는 5일째쯤
계속 마주쳤던 분들이었는데
남자분이 스페인 복장같은 치마를 입어
정말 스페인 사람인가 궁금한 찰나에
가이드가 물어 보니
캐나다에서 왔다고 하였다
이치마는 어디서 샀냐고 물어보니
상표를 보여주며 생각이 안난다고 하였다
젊은 여자와 계속 다니는걸 보면 부부 같기도 하였다
수염이 워낙 많아서 나이 가늠은 안되었다
청 면남방이 땀에 쩔어 자국이 나는데도
변함 없이 그 옷을 입고다녔다
배낭도 크지 않은걸 보면 단벌옷으로
트레킹 마무리 하는 듯 보였다
트레킹 할 때는 필요하다고 많은것을 챙긴사람도
무게때문에 결국 산장에 놓고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짐은 간소한게 최고였다
스위스 마을을 지나며 보이는 정갈함
집집마다 꽃으로 장식되어 있다
마을길에서도
차 도로에서도
트레킹 하는 사람 배려 차원에
곳곳에 물도 받을수 있게 되었다
많은 세계인들이 몰려 들어도 평화롭기만 하다
자전거 하이킹 하는 사람들
가족과 트레킹 하는 사람들도 간간히 볼 수 있었다
아침에 택시로 출발하신 분은 27분만에
샹페호수에 도착했다고 연락이 왔다
우리 일행들 차가 다니는 도로를 1시간 걷다보니
지루 하다며 아이스크림 하나씩 먹으면서
버스 타자는 의견들이 나왔다
나는 이왕에 왔으니 끝까지 걸어보고 싶어
선두 따라 먼저 출발하였는데
잠시 후 버스 시간이 맞지 않았던 일행들도
모두 뒤따라 출발하였다
다행이 허리 구부리는 일을 안하다보니
약했던 허리도 멀쩡히 버텨주었다
숲속으로 들어가다 보니
인솔하시는 선생님과 학생들이 쉬는 중이였다
몰카로 누른 카메라를 보더니
옷 매무새를 단정히 하면서 포즈까지 취해 주시는
센스만점 선생님이다
마실수 있게 설치 해놓은 물이며
나무로 깍아 놓은 조각상
도중에는 암벽 타는 사람들도 볼수 있었다
드디어 샹페 호수 도착
일행중 택시로 먼저 가신 분
마라톤으로 가신분 만나셨단다
호수가 많은 나라 스위스
크고 작은 호수가 2,000여개 된다고 하니
이곳 샹페 호수도 그 중의 하나
내륙지방 스위스 사람들은
호수에서 뱃놀이,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모두 합류 하여 점심들고
자유 시간을 가졌다
오던길 따라 호수를 한바퀴 돌려고 했더니
한쪽에 공사중이며 겨우 찾은 다리 출입금지라
할 수 없이 매어놓은 뗏목에서 물놀이를 하였다
이곳에서 일행 한분이 노를 저어 보트 타던중
바람에 날려 떨어진 모자를 집어 올리려다
보트가 뒤집혔다
운동으로 단련된 몸으로 무사귀환할 수 있었지만
추억도 확실히 남기신 분이시다
이어서
우리가 묵어야 할 렐라이스 산장으로 이동한다
근처인줄 알았더니
다시 오르막으로 1시간을 걸었다
이동수단도 오직 걷는것 뿐이다
유럽인들은
여름휴가를 바다로 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고도 높은 알프스에서
며칠씩 트레킹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힘들어서 더딜줄만 알았던 시간은
어느덧 후반부에 접어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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