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8월 13~15일 2박 3일 차박 여행기
평창 육백마지기, 두타산, 맹방 해수욕장, 무릉 별유천지
처음으로 차박을 하러 육백마지기를 갔던 지난해 8월 11일
1년 만에 다시 찾은 청옥산 육백마지기
언니 댁과 오빠 댁 셋집이 가려고 계획을 잡았었다
하지만 연휴가 시작되는 토요일부터
중부지방에 많은 비가 온다는 예보로
두댁이 기권을 하셨다
토요일 비는 주룩주룩
짝꿍과 상의하면서 우리도 비 그치면 가자고 했으나
이번엔 어인일로 남편이 그냥 가자고 준비를 서두른다
비가 많이 오면 다시 돌아오자고 하면서
간단히 준비하고 점심때 떠났다
날씨는 안 좋은데도 연휴의 첫날
영동 고속도로 차량들은 줄을 이었다
우리는 밀리는 상황에 합류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국도로 지방도로 빠지고 빠지면서
원주 외곽도로를 걸치고 영월을 지나니 비는 그치기 시작했다
평창 미탄면에 도착하니 안개가 자욱히 낀 상태
1200m 고지를 달팽이 걸음으로 서행하여 올라갔다
잠시 허공에 갇혔다 나오니 육백마지기
원하던 풍경들이 펼쳐진다
지난해 했던 차박 장소
비 온다는 예보 때문인지
생각보다 차량들이 많지 않았다
예정은 데이지 꽃이 만발한 6월에 오려고 했었으나
데이지 꽃을 누르고 잡초가 무성한 고지가 되었다는
정보를 듣고 한여름인 8월에 다시 도전한 것이다
생각했었던 곳에 차박 자리를 잡고
인증삿을 남겼다
초원의 능선들 사이로 올라타는 운무
추워서 침낭을 덮었던 지난해였다
꼬리 텐트를 치고 두꺼운 이불을 덮고 편하게 자려고 했으나
온도가 내려가는 1200 고지의 밤에는 추워
자다가 텐트를 벗기고
완전히 차문을 닫고 자야만 했다
5시에 일어나 다시 산책하는 동안 내내
요정처럼 운무는 끼였다 없어졌다 순식간에
요술을 부리며 변화무쌍하게 돌아간다
운무를 이불 삼아 고라니 한 마리도 잡초 속에
밤새 제자리를 지키는 이른 아침 풍경이다
맑아지는가 하더니
다시 안개가 덮친다
이곳에 머무르면서 종일 쉼 해도 좋을 거 같이 매력적이지만
짝꿍은 예정대로 두타산으로 가자고 한다
내려오면서 자작나무 숲
작년에 보았던
까만 요정이 생각나 혼자 갈 수 없어서 그냥 지나쳤다
주차를 하고 산행 입구에서
신분증을 내면 무료로 들어간다
바로 무릉계곡 다리를 건너서
왼쪽으로 향하면 베틀바위로 올라갈 수 있는 이정표가 나온다
지난해 베틀바위와 마천루 협곡을 산행했기에
이번엔 마주 보는 관음암이 있는 곳을 산행을 하기로 했다
장마 때나 비가 많이 오면
장관을 이루는 길이 50m 중대 폭포인데
며칠만 지나면 물이 말라 그림처럼 없어져버리기에
지금은 그림 폭포라고 한다
며칠 전부터 비가 많이 내려 폭포수가 흐르는
그림 폭포를 배경 삼아
템플스테이 운영하는 삼화사가 자리 잡은 곳을 지나간다
청옥산에서 흘러나오는 물줄기가
학소폭포를 이루며
넓은 바위에 학이 둥지를 틀고 살았다고 하는
학소대
무릉계곡을 쭈욱 올라가면
입구부터 용추폭포까지 4km에 이르는 계곡의 상층부
청옥산과 두타산에서 내려오는 쌍폭포가 있으며
용추폭포가 나온다
용추폭포의 철다리 위에서 쳐다보면
마주 보이는 만물상 중에서도
모자 닮은 옆에 발가락 다섯 개 있는
발바닥 바위가 맨 위에 보인다
다시 장군바위까지 하산하여
지난해 간식을 먹었던 계곡 자리에 쉬면서
주먹밥을 얼려가지고 간 찹쌀 영양밥과 자두로
늦은 점심을 들었다
다른 사람들은 무릉계곡 초입에 삼화사 지나
바로 관음암 방향으로 올라타는데
우리는 용추폭포까지 오르고 하산하면서
관음암 방향으로 향했다
철다리를 지나 한참만에 하늘문 앞에 다 달랐다
까마득한 철계단에 조심스럽게 내려오는 등산객
뒤도 옆도 돌아보지 못하고
디뎌야 할 200여 계단만 보고 올라오다 보니
암벽 사이에 집채만 한 돌이 묘하게 얹어져 있고
그사이에 철계단이 간신히 설치되어 있는 그야말로 하늘문이다
떨어질 것 같지만 천재지변이 나지 않는 이상
수백 년은 견딘다는 중국의 아찔한 돌을 볼때
하는말이 생각났다
다시 오솔길 같은 능선을 타고
거북바위를 지나 돌고 돌아 신선바위에 다 달았다
아름다운 무릉계곡의 경치를 구경하기 위해
신선이 앉았던 자리로 천기가 흐르는 신성한 장소로
불리게 되었으며
또한 이곳 엉덩이 모양의 장소는
인근 남근바위와 함께 음과 양의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자식을 점지해주는 소원 명당으로 유명해
3사 방송국에서 방영된 곳이라고 한다
삼화사의 말사인 관음암 코스는
철계단이 수없이 많았다
높은 산 허리에 둥지를 튼 관음암
조용한 사찰에 영험이 소문나면서 발길이 끊이지 않는 암자
우비 쓴 인자한 마애불상이 눈에 들어온다
월정사의 말사인 삼화사를 지나 내려오다 보면
수백 명이 앉을 수 있는 2,000평의 하나로 된 바위
무릉계곡에 사람꽃이 피었다
무릉반석에는 많은 명필가와 묵객 등이
자신들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하는 욕심으로
음각을 새겨놓아 또 다른 이색적인 풍경이다
다양한 필체로 851명의 이름과 난초, 사자성어 등이 새겨져 있는데
당시 석수장이들이 돈을 많이 주면
깊고 크게 이름을 새겨 주었다고 한다
땀을 흘리며 산행을 했기에
사워도 할 겸 민박을 하려고 전화하기를 10여 군데
모두 없다였지만 한 군데 가능하다는 희소식에 얼마인가요?
둘이 자는데 15만 원
주말이고 마지막 성수기라지만 민박을 비싼 가격에 잘 수는 없었다
할 수 없이 30분이면 가는 맹방해수욕장으로 달렸다
성수기인데도 주차도 넉넉하고 해변도 복잡하지 않았다
차박으로 하룻밤을 잘 자고
이른 아침 일찍 무릉계곡 바로 옆에 있는 무릉 별유천지로 향했다
어제 관음암 방향으로 산행을 하고
무릉 별유천지까지 보려 했지만
하루에 두 군데를 체력적으로 못하는 나이
하룻밤 더 머물기로 하고 오늘 둘러보기로 했다
작년에 정식 개장하기 전에 잠깐 둘러보았고
1년 만에 다시 가보기로 한 것이다
호수를 한 바퀴 돌아보는데 나무 그늘도 없고
한여름에 선택지로는 입장료 6천 원이 비싸 보였다
호수를 트레킹하고 순환버스를 탔다
아래 1 주차장으로 갔다가
다시 루지 타는 7코스로 가서 전망대까지 오르니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전망이 그나마 위로가 되었다
이곳은 체험시설이 많아 젊은 사람들 즐기기에 좋겠지만
속세와 떨어진 유토피아라는데..
라벤더 피는 시기도 지났고 기대했던 만큼 실망도 커
지금보다는 몇 년 후에 더 변화된 모습을 기대해보고 싶다
8월의 연휴기간
비가 많이 내린다는 예보에 떠날까 말까 할 때
출발하자는 짝꿍의 선택이 최고였다
비가 많이 와도 차박은 불편하여 못하는 상황인데
비를 피한 것처럼 잘 다닌 2박 3일의 차박 여행
인생을 갈무리할 즈음에 기회 되는 대로
추억을 많이 만들어 남기자 했더니 고개만 끄덕인다
임계면 시장에 들러 강낭콩 1관을 사서
까다 보니 어느새 도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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