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8월 18일~19일 1박 2일 차박 여행기
11년 여름 12년 여름 두 번을 방문했던 안반데기
해발 1100m고지의 고랭지 배추밭을 세 번째 방문이다
명칭은 떡을 칠때 쓰는
두꺼운 나무판인 "안반"과 땅을 뜻하는 "덕"의
강릉사투리인 "데기"가 합쳐진 마을 이름이다
능선에 푸른 물감을 풀어놓은 듯
정제된 초록밭이 즐비한 대자연
밭둑과 길이 경계가 되어 바라 보는것만으로도
흴링이 되는 곳이다
지금은 은하수와 별을 보기위해 검색창에 많이 올라와
사진사뿐이었던 전과는 많이 달라
주차장에도 복잡했다
1965년 이후 화전민들이 산비탈을 개간하여 이루고
1995년 주민들이 농지를 불하받았다
험준한 태백산맥 산 능선에
평화롭기만 한 고랭지 배추밭이 되기까지는
척박한 땅에 수많은 돌을 고르고 갈고닦아 현재에 이르렀다
60만 평의 넓은 고랭지 배추밭에 30여 가구가 손수 지어
곧 출하를 앞둔 것도 있었고 중간크기의 배추가 일목요연하고
경사도가 심한 곳에도 질서 정연하게 심어져
정성 어린 농부의 손길이 보였다
깜박이는 반딧불이 가끔 보이는건 그만큼 청정지역이다
꼬리 텐트를 치고 차 트렁크 침실에 누워
창밖을 보면 반짝이는 수많은 별들을 볼 수가 있다
어두운 고지에 밤하늘의 별은 행복과 낭만의 밤이다
극세사 이불을 꼭 덮을 정도로 열대야는 자동 해소되고
차박 때마다 변하는 낯선 곳에서의 새 아침이
항상 새롭고 설렌다
구름도 쉬다가는 1100m 고지
운무 속에 신기루처럼 숨바꼭질하며
풍차들도 밤새 쉬~익 쉬~익 소리 내며
쉼 없이 달려 아침을 맞는다
정상 고지에서 보면 구름밑에 땅이 있고
구름 위의 땅 이 있다
산아래 구름이 수시로 변하는
수묵화빛이 한 폭의 동양화처럼 보인다
일출 시간이면 밤새 달려온 차들이
일출전망대에 즐비해
사진사들의 열정들은 대단했다
일꾼들이 심어놓은 배추는
비, 바람, 햇빛으로 70%는 어느 농사든 자연의 힘에 키워진다
국내시장의 30% 를 차지한다는 이곳은
주인만이 간간히 드나들며 살핀다
안반데기에서 차박을 하고 귀가 중
강원도에서 대파가 많이 심어진 것은 처음 알았다
신안군 임자면 전체에 대파밭이 많다는 것을
돌아다녀야 알았듯이
이곳도 곳곳에 대파밭이 출하는 기다리고 있었다
가지런한 대파 고랑이
영국 신사답게 보기 좋았다
1박 2일이라 해도 배추밭이 너무 넓어
다 돌아보지도 못하고
차로 일부는 돌아봤지만
2박 3일은 차박 하면서 있고 싶었다
육백마지기처럼 시야가 터지고 시원하며
더운 한여름엔 그냥 그곳에 있기만 해도 좋았다
짝꿍은 나를 위해 맞춰주는 것 같으면서도
한 곳에 오래 머무는 것을 싫어한다
이유는 잘 씻지 못하는 불편이 제일 크다며
떠나기를 재촉하여 아침이면 바로 출발이다
전국을 유람하며 노후에 다니는 게 고마운 마음이 크지만
때론 그 속 비위도 잘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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