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5월 10일~18일 뉴질랜드 8박 9일 여행기
남섬 퀸스타운, 크라이스트처치, 북섬 오클랜드
작은 딸내미가 손자들하고 칠순기념으로
뉴질랜드 여행을 가자고 제안한다
여행을 워낙 좋아하다보니 일사천리로 이루어져
비행기표도 일찍 티켓팅하여 저렴하게 끊었다
에어비엔비로 독채도 퀸스타운에 얻어놓고
긴 12시간 장거리 비행에 올랐다
3대 가족이 떠나는 자유여행이다
12살 11살 10살 손주와 두 딸내미와 함께
6명이 떠나는 여행이였지만
큰 딸내미가 갑자기 회사 복귀하는 변수가 생겨
못 가는 아쉬움이 많았던 5명이 되었다
입국심사가 까다로워 밥 해 먹을 수 있는
준비물은 모두 없애고 옷만 챙겼다
우리나라는 따뜻해지는 봄이지만
그곳은 가을 날씨 패딩을 챙기며
오클랜드공항에 도착이다
김치 있냐고 물어보고는 no라고 대답하니
아이들 있어서인지 바로 패스였다
공항에 입국하자 카니발 렌트를 인수받는데
딸내미가 국제 면허증 국내면허증 두 개를 챙겨야 하는데
깜박하고 국제 면허증만 챙겼다
다행이 렌트는 해줬지만 police 걸리면 우리는 모른다였다
한가한 도로는 정말 막 달리기 쉽다
뉴질랜드에서는 속도 100km만 지키면 된다는데
뒤에서 삐뽀삐뽀 경찰차가 요란하더니
우리 차를 앞지르고 달렸던 트럭이 딱 걸렸다
퀸스타운은 인구 4만 명이 넘는 작은 도시이지만
매년 300만 명이 넘는 여행객들이 전 세계에서 찾는다
숙소에 입실해 보니 며칠을 비웠는지 난방을 해도
집안의 온도가 따스하지가 않았다
벽난로를 켜서 겨우 온도를 높이고
마트에 가서 스테이크, 야채, 과일을 사서
급하게 구워 먹었다
이틀째 퀸스타운 아침풍경
2006년도에 형제들과 다녀온 뒤
19년 만에 다시 찾는 뉴질랜드는
자연환경이 좋아 이번 여행의 선택지가 되었다
그때를 거슬러 생각해 보면
밀포드사운드 가는데 버스가 고장 났다
잠시 시간이 흐르더니
몇 명 타고 있는 외국인 버스에 얹어타고
그들과 함께 한 기억과
퀸스타운에 숙박하면서 호수로 흐르는 물길에
미나리가 엄청 많아 숙소 주인한테 허락받고
두 바구니를 뜯어서 뜯었다기보다
연하게 자란 미나리를 잘랐다
초장에 무쳐 먹었던 그때의 여행 소환이
단편적으로 기억에 떠 오른다
그 숙소에 묵었던 퀸스타운은 어디에 있는지
그 주변조차 모르니
그곳은 대체 어디인가였다
와카티푸호수는 뉴질랜드에서
세 번째 큰 호수이지만
전경이 보이는 언덕 위에 숙소
구름은 벌거벗은 산 허리에 띠를 두르며
바람에 따라 오르락내리락 수시로 변한다
아침 일찍 미운틴쿡 후커벨리 15km
3시간 왕복 트레킹 일정이다
퍼그버거에 줄을 서서 하나씩 샀지만
너무 양이 커서 혼자 다 못 먹었다
햄버거와 라면과 보온병에 물을 들고
3시간 걸리는 긴 이동시간에
창밖의 스치는 풍경과 차 한 대도 없이
우리만 드라이브하는 마이웨이길을 가다가
거의 도착쯤 차들이 많아졌다
가는 중에 잉크를 풀어놓은 테카포 호수
휴게소가 나온다
이곳에서 연어회를 맛보며 한참을 쉴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마운트쿡 주차장에 도착하여 15km의
트레킹이 시작되었다
마운트쿡 가는 길은 하나
손주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가다가
내린 눈이 있으면 손으로 뭉쳐서
먹어 보기도 하는 손주들
우리나라는 오염된 눈을 먹는다는 건
있을 수 없지만
이곳은 천혜의 청정지역인 자연에서
눈을 먹어도 되는 체험도 소중했으리라
트레킹에 지루 할 때쯤 눈을 먹은 건
오아시스 같은 행복한 발걸음이었다
가는 길은 흔들 다리가 3개나 있어
손주들이 나름대로 재미를 느끼며 건너고 있었다
산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마운트 쿡 빌리지는
뉴질랜드에서 가장 잊기 힘든
추억을 만들어주는 여행지 중의 하나이다
멀리 보이는 해발 3,724m의 마운트쿡이
뉴질랜드에서는 최고봉이다
드디어 목적지 마운트쿡 후커벨리 도착이다
목적지 도달했다는 성취감에
컵라면 햄버거로 점심을 해결한다
딸내미들 어렸을 때도
라면을 좋아해 산에 데리고 갈려면
컵라면으로 꼬셨다
가까운 남한산성부터 설악산 대청봉
한라산을 갈 때면 필수였다
손주들도 역시 라면을 으뜸으로 치니
그 라면은 대를 이어간다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귀가할 시간
둘째 손주가 힘들다며 꾀를 부린다
다른 길이 없으니 따라오겠지 하며 앞섰더니
내가 보이면 멈추고 안 보이면
발걸음을 재촉하는 개구쟁이 둘째 손주였다
어두워진 밤 8시에 숙소 귀가였다
다음날 손주들은 늦잠을 자게 하고
딸내미와 5분 거리인 힐 워킹트랙에 나섰다
아침마다 보이는 와카티푸 호수의 풍경은
매일 일신우일신이다
신선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언제 또 이런곳에서 추억을 남길 수가 있겠는가
산에 오르면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가 내려다보이고
바로 옆에는 스카이라인에 곤돌라가 매달려 있다
퀸스타운 뒷산에 오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아침은 누룽지로 간단히 들고
퀸스타운 주변을 돌아보기로 했다
유명하다는 쌀국수를 먹으러 메인스트릿으로 가는 길에
뉴질랜드의 늦가을 정취도 느낄 수 있었다
주변의 산들에 둘러싸여 그 아름다움이
빅토리아여왕에 어울린다 해서
퀸스타운이라는 이름이 지어진 곳이다
맑고 깨끗한 물속을 보고 있는 도레미 손주들
호수 옆에는 놀이터가 많다
신기한 건 패딩 입을만한 늦가을 날씨인데
뉴질랜드 어른들은 신발 신고 의자에
어린이 신발을 지키고 있고
돌 지난 걸음마 아기도 놀이터에서
맨발로 놀이기구 타면서 논다
그렇다고 놀이터가 모래도 아니다
나무를 잘게 잘라 바닥에 깔아놓았지만
매끄럽지는 않았다
우리나라는 발이 따뜻해야 건강하다고 하는데
그 나라 풍습은 다르다는 걸 보았다
파크 앤 세이브라는 대형마트를 주로 갔는데
우리나라보다 싼
골드키위, 요구르트, 감자 소고기 너무 저가였다
골드키위 한 개에 800원에서 1천 원 하는 우리나라인데
그곳에서는 200원 정도
소고기 키위 먹으며 머무는 동안 내 식단이었다
초록홍합은 크기도 커서 이 정도 삶아도
둘이 배를 채웠다
딸내미와 마트 갈 때마다 홍합 키위를 구매해
원 없이 먹었던 뉴질랜드 자유여행이었다
손주들 숙소에 자유시간을 주고 딸내미와
금광이 있던 곳으로
중국인들이 잠깐 살았던 집들이 있는
애로우타운 방문이다
지금은 관광장소로 지정되어
중국인들은 꼭 들려보는 코스이기도 하다
맑은 물이 흐르는 습한 곳에
난을 식재하여 뿌리내리는 광경이 보였다
퀸스타운 숙소에서 왼쪽인 남으로만 다니다가
오늘은 오른쪽인 서쪽방향으로 이동해 본다
번지의 제왕 촬영지라고 하는 글래노키 일정이다
가는 길은 다트강을 끼고 드라이브 코스인데
빙하가 만든 와카티푸 호수와
높은 산들과 동행하는 느낌
산세가 좋아 호수가 보이고 도로 중간중간에
야생 동물들이 로드킬 당한 것도 보였다
퀸스타운에서 북쪽으로 45km 떨어진
와카티푸 호수 끝자락에 작은 마을이다
사방이 산악지형으로 둘러 쌓여 있으며
과거에는 금광으로도 알려진 곳이다
마을 중심가에 주차를 하고 호숫가로 다가갔다
맑은 물에 비치는 흰구름이
고요함과 평화로움이 공존한다
빙하가 만들어낸 80km 길이 와카티푸 호수
영화의 명장면들이 만들어진 글레노키
모래톱이 드러난 강가 반영이 더없이 아름답다
여행객들이 꼭 들려야 할 곳이라는데
만족스러웠다
다음날
일요일 아침 가스가 끊어져 시간이
걸리길래 햄버거 조식이다
금방 연결해 주었지만 잠시나마 불편했다
숙소에서 차로 15분 거리 놀이터가 있는
집라인도 탈 겸 마을로 이동이다
마을 전체가 지붕들이 검은색인 게 독특하다
60살 차이 나는 막내 손녀와 양띠가 되었다
궁둥이가 토실토실한 양 떼들이
경계를 하며 물러선다
"같은 친구야 나도 양띠야
손녀가 양에게 소리친다"
양띠라도 닮지 않았는걸 표정으로 말한다
퀸스타운에서 일정이 끝나고 크라이스트처치로 넘어간다
차 이동시간만 6시간 중간 지점인
테카포 호수에서 잠시 휴식이다
이곳은 마운트 쿡 트레킹 할 때도 거쳐야 할 중간지점이다
청록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그림 같은 호수
밤이면 별 보기 좋은 곳 2위로 선정되어
매년 수만 명의 여행자들이 찾는 장소이기도 한 테카포 호수
가는 길이 바빠 선한 목자의 교회를
돌아보지 못한 게 아쉬움이었다
뉴질랜드는 가는 곳마다 방목형 목장이 보인다
긴 이동시간이었지만
양옆으로 자연을 벗 삼아 보고 있으면
지루한 줄도 모르고 연신 감탄사만 와~와~ 한다
드디어 6시간 걸리지만
휴식시간까지 하면 7 시간 걸려
크라이스트처치 숙소 도착이다
차도에서 숙소로 내려가는 계단이 가파르다
호수가 아닌 바다언덕
육지로 깊이 들어간 바다는
밀물과 썰물이 있어 물이 빠질 때는 호수 같았다
어찌 이런 곳에 숙소를 만들었을까 의문이 들정도였지만
막상 입실해 보니 뷰가 장난이 아니다
1,2층으로 해놓아 2층은 주방 겸 거실 1층은 침실이다
뉴질랜드 남섬 마지막 거처였다
여행 말미에 큰손주가 열이 나며
감기로 꼼짝을 못 해 하루는 숙소에서 쉬게 했다
처방해 온 약을 복용시키고
순환이 잘되라고 온몸을 마사지해줬다
다행히 하루 아프고 나니 컨디션이 정상으로 들어왔다
운전석이 오른쪽인 렌터카
그 방향 운전도 처음 해보며
매끼 손주들도 고기위주로 잘 차려 주는 딸내미
그야말로 만능 멀티 플레이를 한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국내선을 타고 북섬인 오클랜드도착
숙소까지 차로 가면 10분인데 걸어가면 1시간
체크인시간도 안되여 걸어가기로 했다
거실도 넓고 방도 4개나 되는 주택에서 마지막 하룻밤 보냈다
8박 9일 여정을 마치고 귀국하기 위해
퀸스타운에서 손주들한테 양 인형을 선물해 주었더니
전날부터 짐을 정리해 케리어에 고이 담는다
전날은 걸었지만
공항 갈 때는 택시를 불러 10여 분 만에 공항 도착
9시 30분 크라이트처치 공항출발하여
12시 오클랜드 공항 도착이다
다시 인천 공항으로
12시간 긴 시간 걸리는 비행기에 올랐다
인생 70세에 손주들과 무탈하게 다녀온 것에
고마움을 느끼며
또 하나의 추억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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