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7월 30일~8월 4일 5박 6일 여행기
명재고택, 종학당, 연산향교, 익산미륵사지,
태조어진, 선운사,
장성 요월정, 구례화엄사, 담양명옥헌
하교 후 돌보는 초등학교 3학년 손녀가
방학을 맞이하여 딸내미 가족은 일본여행 떠나고
우리는 삼복더위에 어딜 갈까 궁리하다가
배롱꽃 찾아 남쪽으로 향했다
숙소를 예약하려고 해도 이미 휴가철
성수기에 얻을 수가 없고
에어비엔비에서 민박을 중간에 하루씩 예약하고
나머지는 차박을 하기로 하고
첫 일정을 논산으로 출발했다
차박을 하다 보면 먼저 어디서 할 것인지
사전 답사로 돌아본다
황산대교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아침부터 명재고택으로 향했다
여전히 질서 있게 자리 잡은 항아리
참 좋은 풍경이다
원래 항아리를 좋아해
효소 담는다 하며 사기도 많이 샀지만
누가 안 쓴다 하면 얻어다 놓기도 했었다
노후에 전원주택 살게 되면
장독대를 만들어 다육이 키우며 살리라
50대쯤에 꿈을 꾸었었다
60세 되면 할 수 있겠지..
어영부영 70이 돼보니
살았던 날 보다 살아야 할 날이 짧다
이제는 꿈이 멀어져 갔다
큰 항아리들은 당진 오빠집 농장에 보내고
여전히 좋아해 지금도 작은 항아리 15개는
베란다에 놓은 걸로 만족해하고 있다
이어
파평윤 씨 문중으로 1628년에 지어진 종학당은
충청도 유형문화재 제152호이기도 하다
100일 동안 피고 지는 백일홍은
학문과 마음을 닦으라는 뜻에서 서원이나
사찰에 많이 심었다
대문 안으로 보이는 활짝 핀 한그루가 시선이 쏠렸다
200년이 넘는 백일홍은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기도 하다
백일홍과 기와 담장이 어우러진 서원은
지나가는 발길도 붙잡는다
어찌 가다 보니 배롱꽃이 적기였고
가 본 중에 서원이나 사찰 중에
아담하게 자리 잡은 이곳은 가장 맘에 드는 곳이었다
종학당은 명재고택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충분히 찾아볼 만도 했지만
모르고 지나쳤었다
이번엔 배롱꽃 찾아 남쪽으로 하다가
논산에 명재고택, 종학당이 검색창에 떠서
찾아가게 되었고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찾아가고 싶은 곳이다
백록당 앞에
화재로 소실 되여 1970년 다시 재건된 정수루
바로 앞엔 작은 연못에 연꽃이 심어져 있었고
멀리 펼쳐진 저수지 풍경이 시야에 들어온다
이어 연산향교를 찾아갔다
한적하고 조용한 산기슭에
사방에 둘러쳐진 돌담 안에 올곳이 자리한 향교
와본 사람들이 꽃 찾아다닌다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지난해보다 못하다는
대화를 엿듣는다
협문을 들어서자
매끄럽되 구불구불한 고목 같은 배롱나무가 반긴다
멋지게 자리 잡아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었다
처음 가본 향교는 지난해에 비해 꽃이 덜피였다고 해도
고목나무가 만족을 시켜주었다
익산의 미륵사지
남아있는 백제시대의 절터 가운데 가장 크며
발굴된 건물터와 유물들로 보아
미륵사지 1600년까지 유지되었음을 알 수 있다
2001년부터 해체 보수 하기 위해
시작하여 조립을 마치고
2015년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곳이다
날씨는 찜통더위
선유도를 둘러보았다
무녀도에 잠깐 들른 시간에 썰물시간대여서
해식와를 좋아해 지나는 길에
한번 또 둘러보았다
다시 밤이 되어 새만금 다리밑에서
차박을 준비 중이다
비가 와도 안 맞을 좋은 장소 선풍기를 틀며
조용히 잤더니
새벽 4시부터 트럭 두대가 오면서
우리 텐트옆에 차를 대고
고기 잡을 플라스틱 통을 들고 캄캄한 새벽에
물이 있는 새만금으로 들어간다
더 잘 수도 없어서 바로 철수하여 이동하였다
전주 한옥마을에 민박을 얻어 지난번이어
두 번째 숙박하는 곳으로 이동 중이다
덕진공원은 규모가 큰 편이라 다 돌아보지 못하고
연화교로 건너와 쉼터에서 잠시 쉬었다
전주 시민들이 운동하기 좋은 코스로
산책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덕진공원에 7월이면 만개했을 연밭이지만
지금은 8월 초
늦은 연꽃이 화사하게 고개를 내밀었다
전주한옥마을 내에 민박을 예약했다 3시 입실이기에
더워서 다닐 곳도 마땅치 않고
전주 경기 전은 경사 <경>터 <기>를 사용하여
경사스러운 곳이다 하여
이름을 가진 경기 전을 관람했다
태조어전 돌담 위에
늘어진 배롱꽃이 화사하게 들어온다
아래지방까지 내려가는 중간기착지이기에
한옥마을 담아보는 것도 계절 좋을 때이지
전에 돌아다녀 보았기에 이번이 세 번째
시원한 카페에서 시간을 보냈다
저녁시간에는 숙박하는 사람들이 많아
연인, 친구, 가족단위로 밤거리로 나와
간식도 사 먹으며 시간들을 보내는
모습들이 많았다
다음날
고창 선운사로 향했다
오전 시간이라 불자님, 여행객들이 간간이 보이고
겨울엔 동백꽃
추석 무렵에 꽃무릇만 소문난 게 아니었다
삼복더위에 만개한 배롱꽃
우아한 여인처럼 선운사의 주인으로
고고하게 등극되었다
이럴 때 세차게
바람이 불어 소나기가 한바탕 쏟아지면
꽃잎이 우수수 낙화해
나무 그림자만큼 붉게 물들겠지
상상만 해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법당 앞에 굴곡지게 만들어진 목백일홍은
원숭이가 올라타도 미끄러질 정도로 매끈하다
특정상 나무껍질은 벗은 채 속살로 겨울을 견디는
배롱나무는 속세의 정과 욕망을 모두 버리고
덕을 쌓으라는 의미로 심었다는
사찰 배롱나무이다
시선에 사로잡혀 나그네는 떠날 줄 모른다
검색하면서 찾은
달을 부른다는 의미의 장성 요월정
네비대로 어렵게 찾아갔더니 민간 주택이 나온다
출타 중인지 문은 굳게 닫혀 있다
민간주택을 돌아서
정자를 찾아가 보니 앞에는 황룡강이 흐르고
정자 주변엔 배롱꽃나무가 100년이 넘는
60여 그루가 숲을 이루었다
1985년에 전남 기념물로 지정된 요월정
모두 화려하게 피면 꽃 속에 갇힌 정자일 텐데
50% 개화상태였다
다음에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이어 구례 화엄사에 들렸다
여전히 배롱꽃나무는 사찰과 한 몸이 되어
묵언수행을 하는데
최고의 풍경을 만들어 주었다
밤이면 모기장 음악회가 열린다는 정보도 들었으나
지금은 뜨거운 오후시간대이다
저녁에 설치된 모기장과 음악회를 볼 수 있을까 했지만
사전예매로 어렵게 되었다
배롱나무꽃이 몇 번 피고 지면
쌀밥을 먹을 수 있다는 말도 있듯이
화엄사를 빛나게 해주는 배롱꽃은 뜨거운 태양아래
당당히 버티고 있었다
추위보다는 더위가 낫다고 주장하지만
올여름 유난히 푹푹 찌는
한여름 염천에
너무 더워 경내 입구에 있는 배롱꽃나무만 보고
경내 전체를 돌아보지 못하고 돌아섰다
오늘은 숙소를 구하지 못해 차박 일정이다
차박장소가 어디일까 주변검색을 하니
곡성 압록유원지 다리밑이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해가 지면 모기 때문에
해가 지기전에 자리 잡고 준비해야 된다
여름이면 2인용 텐트도
주차한 차 가까이 치고 라면을 끓였다
다른 사람들은 캠핑하면서 며칠씩 머무는 곳이어서
고기 구워먹고 라면 먹는 게 일상이지만
우리는 밤에 잠만 자고
아침 일찍 장소를 옮기는 차박이라
간단하게 라면에다 김치만 가지고 다니면
한 끼 최고의 식사이다
이 날따라 다리밑 바로 옆 노지에 주차하고
저녁까지 해결하고 좀 쉬다가 잠자리 들까 했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소낙비에 모기장 텐트 흠뻑 적시고
수건세개로 짜내어 물기를 걷어 냈다
처음으로 겪는 일 그늘막이라도 있으면
비는 안 맞았을 텐데
미처 생각지 못한 결과로 또 하나의 추억을 남겼다
다음날
곡성에서 30여분 걸리는 남원에 있는 광한루일정이다
춘향전의 배경이 되는 광한루 정원에
배롱꽃이 만개해 있다는 기사를 보고
당연히 찾아가야지~
이제는 신분증만 제시하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곳이 많았다
푸른 잔디 위에 누각하고 어울리는 배롱꽃나무
꽃 찾아다닌 보람 있는 그림 같은 곳이다
제철에 방문하면
어디든 예쁘게 피여 있는 꽃바구니 같은
모습들이다
이곳 남원에서 점심때가 되어 메뉴선정에 들어갔다
나는 추어탕 짝꿍은 소바
망설이다 소바식당 지나
바로 옆에 뷔페식당으로 합의 보고 들어갔다
한식처럼 차려진 뷔페는 먹고 싶었던
추어탕, 미역국, 검정깨죽, 정말 다양하게 있어서
1만 원에 골고루 잘 먹고 나오는데
소바식당 안에서 누군가 부르는 손짓
웬걸
코카서스 3개국 갔을 때 유난히 잘 어울렸던
갑장 부부를 그곳에서 알아보는 것이었다
무척 반가워 잠시 인사 나누고 아쉽게 헤어졌지만
우연히 만난다는 인연은 보통이 아니었다
뒷밤재
전남도 구례와 전북도 남원시의 경계에 있는
고개를 의미하며
지나는 길에 들러봄직하다고 하여 찾아갔다
배롱꽃나무가 임도길 양쪽에 가로수처럼
심어진 길을 자동차로 넘어 볼만했다
정상으로 향하는데 갑자기 큰 소나무가
차는 빠져나갈 정도의 높은 나무에 걸쳐 쓰러져 있었다
밑으로 갈까 말까 잠시 망설이는 중에
나무는 찌지직하고 길바닥에 누워 버린다
뒤돌아 나오면서
여차 했으면 나무 폭탄을 맞을 뻔 했었다
광주에 숙소예약 되었길래
가는 길 담양 명옥헌으로 향했다
여전히 햇살은 뜨겁게 내리쬐는 날씨
주차장에서 명옥헌까지 걸어서 10여분
양산이 없었으면
5분도 서있지 못할 정도의 강한빛이었다
연못 주변에
배롱나무그늘로 들어가면
그나마 견딜 수 있는 명옥헌이다
물속으로 내려앉은 반영은
밥로스 화가가 그린 수채화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므로 꽃잎이 출렁거리고
반영 속에 구름은 낙화한 꽃잎을 벗 삼는다
광주에서 오피스텔 같은 원룸 숙박을 하고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다
짝꿍은 숙소만 되면 어디 가든 좋다고 하는데
성수기에 숙소 잡기란 하늘에 별따기이다
어쩔 수 없이 주어진 휴가이기에
남쪽으로 떠난 여행
곳곳의 사찰과 서원을 5박 6일 동안 찾아다녔다
찜통더위에도 꽃피는 시기는 거의 맞아
배롱꽃 찾아 삼천리
만족스러운 여행 일정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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