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10월 1일~4일 3박 4일 차박 여행기
무녀도 , 새만금 간척지, 김제평야, 트리하우스, 망해사, 전주 한옥마을, 대청호,
10월 1일부터 개천절인 10월 3일까지 연휴가 시작되는 주말
작년 가을에 우연히 마주쳤던 황금들녘의 김제평야를 보러 집을 나섰다
주말에 차가 밀리는 건 당연했지만
코로나 거리두기도 해제되니 더 밀리는 도로 상황이다
서해안 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검색하다가
약간 덜 밀리는 중부고속도로를 달렸지만
밀리는 건 마찬가지였다
경치 좋고 안전한 선유도 가는 무녀도로 향했다
무녀도에 지난번 차박 하려고 해도
차 한 대도 없던 곳이었기에 우리도 못했던 곳
오후 4시쯤 10여 대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만큼 나들이하기 좋은 계절이다
꼬리 텐트에 모기장만 치고 자도 덥지도 춥지도 않은 계절
아침 일찍 무녀도로 일출 보러 산책했다
엄바위는 엄마품처럼 생겨 시원하고 편안하여
엄바위라고 하는 해식 와
밀물 시간이어서 돌아보지는 못했지만 완벽한 C자형
다음에 물때 맞을 때 다시 한번 들려보고 싶은 곳이다
무녀도항에 반쯤 물에 잠긴 배
지난번에는 멀리 뒤에 보이는 바위산
망주봉 옆에서 차박을 했었다
새만금으로 이동했다
바다 가운데 뻥 뚫린 33km 일직선 도로
여전히 차량이 없는 12번 새만금 동서도로가
개통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린 가로수 옆 간척지에
함초가 익어가며 영역을 넓혀갔다
파스텔 톤으로 비치는 꿈속의 세상처럼
내 몸에 배어드는 황홀한 풍경이다
숨을 고르듯이
가볍게 소금쟁이처럼 걸어보고 싶은
빛나는 시간들이다
동서도로를 달리다 보면 심포항을 지나
진봉에 다 달르고 김제 만경평야에 도착이다
지난해에 우연히 마주친 김제 평야에
황금들녘이 좋아서 다시 한번 정식으로 찾았다
육지에서 그 흔한 고갯길 하나 없다
지평선이 보이는 김제 만경평야에 일직선 도로만 나 있을 뿐
가끔 마주치는 트랙터에 주저 하지만 이동이 빠른 편이다
급격하게 올랐던 쌀값이 떨어지니
지난해 보다 황금들녘이 많이 줄고 작물을 바꾸어
콩밭 풍경이었다
황금들녘 논두렁에 하우스 철골이 전시품처럼 쌓여 있어서
어디에 쓰일까 궁금했었던 지난해였다
김제 평야에 축제 안내원한테 물으니
1년에 2 모작으로 콤바인으로 벼 베고 탈곡하여 수매로 들어가고
그곳에 감자를 심어 하우스 설치하여 2 모작으로 들어간단다
내년 봄에 감자 캐고 다시 모심는 순환 농사법이었다
김제에서 나오는 하우스 감자가 맛있다고 하니 궁금중이 풀렸다
김제에 마음먹고 왔으니
아리랑 문학마을 소설가 조정래의 소설
아리랑을 콘셉트로 테마 문화시설도 돌아보았다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 저격으로
유명한 하얼빈 역사를 재현해 놓았으며
김제 만경평야 일대에서 일제의 수탈이 벌어졌던
죽산면의 절반을 차지한 농장주 하시모토
잊지 말라고 문화재로 남겨둔 일본인 농장 사무소도 둘러보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일본인 사위를 얻은 만경에 명물이 된
미즈노 씨네 트리하우스
5년이나 방치된 폐가를 수리하고
200년 된 느티나무에 동화에 나올법한 트리하우스를 지었다
삿포로가 고향인 미즈노 씨는
2009년 아내의 고향인 김제로 이주해
다섯 자식을 거느리며 안채에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곳은
알음알음 찾아오는 여행객들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었다
이어 진봉에 있는 망해사를 찾았다
만경강이 흐르는 강 옆에 지난번 우연히 들러본 작은 절
하지만 들어가는 입구는 물론 지방도로에
주차장만큼 줄을 선 차량들 때문에 겨우 들어갔더니
여행객들이 돗자리를 들고 절에 가는 것이다
영문도 모른 채 망해사에 갔더니
지난번보다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삼삼 오오 절 마당에 자리를 깔고 있기에 피하면서 다녔다
조금 있으니 오후 2시
갑자기 너른 하늘에 소리가 요란하게 나더니
에어쇼가 펼쳐진다
태극문양 남기고 무지개를 그리듯
8대의 편대가 곧 부딪칠 것 같은 공중 곡예를
아주 가까이서 보았다
옆사람한테 물으니 어제 예고된 쇼였다
우연히 갔다가 시간이 맞아 에어쇼까지 보는 행운이었다
끝나고 나니 차가 밀렸던 이유였고
차를 만경강 주변도로에 주차된 채로 보았으니 차 빠지는데 시간 걸리고
사람들 많아 차가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겨우 빠져나와 새만금 수목원 예정지인 간척지로 들어가 보았다
넓은 들판에 벼 타작 후 산물인 마시멜로가 줄지어 있고
중앙 주차장엔 핑크 뮬리도 조성중이었다
오늘의 차박지는 12번 동서도로
처음엔 세대가 함께 있었지만 나중엔 모두 떠나고 우리뿐이었다
일몰을 보면서 처음으로 나 홀로 차박이 되었다
앞뒤가 넓은 간척지 가끔 바람소리만 들릴뿐
밤새 자동차 소리가 났는지 조차 모를 한적한 도로
사방이 틔인 곳에서 고립 아닌 고립감을 느끼는 밤이었다
아침에 보니 적은 양의 비도 뿌렸다
기상하자 바로 짐 챙기고
서울로 귀경하면서 전주로 향했다
전주 한옥마을 700여 채의 한옥이 군락을 이루며
국내 최대 규모의 전통 한옥촌이다
한옥답게 집집마다 한복 대여가 있고
거리를 지나칠 때마다
한복을 빌려 입고 다니라는 홍보가 대단하였다
비가 내리다 그치다 한다
골목길도 돌아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일찍 마무리하고 귀경길에 대청호로 향했다
우리만 할 수 있는 스텔스 차박 장소
이미 서너 대가 주차돼 있다
바로 옆에는 직업 군인으로 명예 제대하고
젊음 부부가 캠핑카로 다니는 모습이 좋아 보여 말을 걸었다
바람이 불면 모기가 없는데
잠잠하면 극성을 부리는 모기 때문에
야외 생활이 불편할 정도였다
캠핑카에 천 막 치고 모기향 피우며 차 한잔 하자고 하여
누가 봐도 캠핑의 정석처럼 늦게까지 담소를 나누던 중
비가 뚝뚝 떨어져 파했다
차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자장가처럼 들으며 지낸 하룻밤이었다
다음날 떠나면서 즐거운 여행 되시라고 행운을 빌었다
대청호를 의례적으로 돌아보는 코스
바람 불 때마다 도토리가 우두둑 떨어지는 가을
여행객들이 주머니에 주워 넣는다
많기도 하니 가방을 들고 다니는 사람도 보였다
그곳에 서식하는 거위
지난해는 고니라고 올렸지만 고니는 다리가 검다고 나온다
떼로 몰려 뭍에서 낮잠도 자고 털갈이에 열중이며
한발 들고 다리 쭈욱 피는 모습이 정자세 요가 중이다
단둘이 데이트
삼삼오오 친구와 가족들 산책 하기 참 좋은 곳이다
아래 지방 다녀올 때 중간 기착지로 언제나 들려보고
푸르러서 좋고 단풍 들어도 좋은 대청호
어느 때 와도 물이 있고 모래톱과 곡선이 있어서 지루하지가 않다
해변가 호숫가 걷기를 참 좋아한다
주말에 복잡하지만 그래도 다닐 수 있는 여유가
인생 후반에 온 것이다
참 희한한 것은
집안에서는 둘이 있을 때는 조용한 절간 같다
필요한 말만 하고 잘하지 않는 대화도
집을 떠나 장소가 바뀌거나
차로 이동하면서 이야기가 술술 나오는 경우가 많다
집을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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