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11월 17일~18일 1박 2일 여행기
천안 단풍길, 주천 생태공원, 학동마을, 향천사,
절정이었을 곡교천 은행나무길과
향천사와 <지난해 11월 20일 경이 절정이었다>
예당호를 가기 위해 출사팀과 열흘 전에 잡았었다
막상 가면서 급히 변경을 하여 천안 단풍길로 향하였다
일주일 전이면 좋았을 텐데 일부만 남고
떨어진 단풍은 사람들에 밟혀 이미 삭은 상태였다
쓸어내는 기계소리에 잠시 시달리며
어느 정도까지 걸어보았다
깨끗해진 바닥만 보아도 늦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왕에 출발했으니
적기에 포인트를 찾아가는 게 옳다고 생각하여
귀경할 때 향천사를 들리고 바로 진안으로 내려갔다
열흘 전에 못 찾았던 주천 생태공원 답사차
미리 들려 생태공원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이곳도 적기는 약간 지나 보였다
햇살은 따사로운 오후
억새와 메타세나무도 호수와 어우러진 평화로운 시간
어디든 좋은 풍경을 만나면 저녁 빛과 아침 빛을 찾는다
내일 새벽이 기대되었다
내일 아침 일찍 운무 덮인 호수를 생각하며
모래재로 이동하였다
곧 없어질 것 같은 저녁 빛에
이쪽저쪽 옮기면서 차량도 많지 않아 좋았다
메타세쿼이아 길은 알려진 대로 최고로 보였다
직선도로 너머 약간 휘어진 도로가 압권이었고
화려했던 많은 잎새는 떨어져
바닥에 뒹글다 지나가는 자동차로 인해
빠르게 부서지고 있었다
평일이기에 예약 가능했던 운장산 휴양림 숙소
수십여 년 전만 해도
화전민이 모여 살았을 만큼 오지였다
출입구 관리사무소에서도
임도를 따라 한참을 들어가야 나오는 숙소
어둑할 때 들어가 그 주변 돌아보지도 못했다
다음날 흑백의 어둠이 서서히 깨어나면서
운무를 헤치고 달려갔다
물안개가 피여 나는 생태공원
소리 없이 공간을 채우는 찰나
마음을 붙잡는다
어제 답사차 잠시 들려 보았던 억새는
상고대처럼 하얗게 서리 내린 풍경
해가 뜨면 금방 사라질 것 같아
마음도 걸음도 바빴다
한 바퀴 돌아가면서
무엇을 담아도 스폿이 되는 곳
아스라이 피는 물안개에 몽환적인 풍경이다
해가 떠오르는 저너머엔 보이지 않는
신기루 같은 피안의 세계가 숨어 있었다
산수화처럼 나타나는 황홀함
요정에 홀린 것처럼 한참을 서 있었다
안개가 살짝 걷히면서
팔레트에서 파스텔 톤의 물감을 풀어놓은 듯
다시 아름다운 동양화의 주제가 나타났다
보고 싶었던 풍경을
꿈결처럼 모두 보여 준 고마운 존재
자연이다
구봉산 출렁다리가 보이기도 하는 생태공원
그야말로 환상적인 풍경이 가슴에 남아
충분히 아침저녁으로 누릴 수 있는
가치가 있었다
운장산 휴양림에 퇴소하면서 지나는 길에 들러본
정천면에 씨 없는 학동 곶감마을
경산에만 씨 없는 곶감인 줄 알았더니
이곳도 그렇다고 한다
유래를 찾아보니 조선시대 고종 임금이 그 맛에 탄복해
고종시라는 명칭을 붙였고
왕실에서 진상품으로 쓰일 만큼 자자한 고종시
운장산 산골의 차가운 바람과 따스한 햇빛이 만나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당도가 높아
집집마다 말리는 덕장을
거센소리로 꼬감똑이라고 한다고 한다
이 골짜기 마을만 씨가 없고
조금만 아래로 내려가도 씨가 있어
상품가치가 떨어진다고 한다
마을 한 바퀴를 돌아보면서 아직도 많이 달려 있는
감나무 밑에서 서성였다
갓 떨어진 홍시를 주워 먹는 시간들이다
지붕 위에 곶감덕장은
찬 바람과 햇빛으로 최상품을 만들고 있었다
가격을 알아보니 그냥 사 먹기엔 비싸다고 하는 고종 시
선물용 55개에 십만 원이란다
이어
메타세쿼이아 길 모래재로 이동이다
어제는 저녁 빛이기에 아침 빛을 보려 했지만
이미 정오 시간대이다
두 번 방문했다는 인증삿을 하고
귀경하면서 예산에 있는 향천사로 출발하였다
향천사
지난해보다는 안 좋았다
아직 파란 단풍이 있었고
이미 진거는 바스러져 있었다
지난주에 이어 두 번째 방문이라는 분을 만났는데
올해는 영 안 좋단다
전국에서 가장 늦게 든다는 향천사
빽빽한 나무들이 가뭄 탓인지
단풍도 들기 전에 헐렁해진 잎새들이었다
오래된 애기단풍들로
양 옆 계곡에 에워싸인 크지도 작지도 않은 향천사는
아담하면서도 긴 시간 들이지 않고
절 내를 돌아볼 수 있는 가을 풍경이다
천불전 지붕을 배경으로 담아보았다
깊은 산속처럼 공기 좋은 향천사
예산 읍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
다른 세상인 것처럼 쾌적함이 수런거린다
농촌 들녘을 지나면서
배추 수확하면 한 포기 얻어 쌈으로 먹고
양껏 뽑아 가져 가라는 무 대파를 얻어
배추 속만큼 꽉 찬
1박 2일 가을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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