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기

울산,부여,5박6일 여행기 합천 해인사,부여미암사,성흥산성,장태산 휴양림,

오드리오드리 2023. 1. 27. 14:04

 

 

22년 12월 25일~30일 5박 6일 여행기

울산십리대밭, 합천해인사, 부여미암사, 성흥산성 사랑나무,

장태산휴양림,

무창포신비의 바닷길, 보령 폐목장, 예당저수지. 

 

돌봄 하는 손주가 겨울방학 시작되가는 12월 마지막주는

딸과 사위가 번갈아 휴가를 내면서

우리에게 휴가가 주어진다

휴가기간에 전국의 휴양지를 알아보았다

가고 싶은 곳은 오지 중인 오지에 있는 휴양림이었다

모두 예약 만료 상태이고

어디든 휴양림 예약이 가능한 곳으로 예약하다 보니

울산 합천 부여 대전 대천으로

그야말로 이동하는 게 여행이 되었다

 

해지기 전에 울산 십리대밭으로 향했다

몇 년 전에 다녀온 기억이 너무 좋아 찾았지만 

주차할 곳도 마땅치 않고

잠깐 들려 본다는 것은 흔적만 남기게 된다

 

짙푸른 자존의 일반 대나무로만 생각되었지만

  품종이 얼마나 많은지

금양옥죽, 황고죽, 생소한 이름도 많았다

대나무 종류는 1400여 종류가 있지만

우리나라엔 140여 종류가 있다고 한다

 

 쭉쭉 뻗은 금양옥죽사이로 해님도 반짝거리는 샛노랑이

마음마저 따뜻하게 만든다 

 

히로시마 원폭에도 유일하게 살아남을 정도의

긴 생명력이 대단한 대나무 

담양을 비롯해 전국곳곳의 대나무 서식지가 많고

고향집 같은 농촌을 돌아다니다 보면 집 뒤란에 대나무가 많은 걸 본다

오래전부터 대나무가 자생하고 있었다는 기록으로 볼 때

갑자기 생긴 숲은 아니었다

4km에 이르는 십리대숲은 한나절은 산책하면서

돌아보고 싶은 곳이다

초입만 보고 나오다 보니 아쉬움이 남는다

 

가야산 중턱에 고즈넉한 사찰로 자리 잡고 있는 천년성지 해인사

통일시대인 802년에 지어진 후 수차례 복구와 확장을 하며 

역사적으로 겪어왔던  숱한 전쟁에도 큰 피해를 입지 않은 곳이다

해인사 초입에 차가 들어 갈 수 있는 도로는

절 출입증이나 장애인들은 자동차로 절까지 갈수 있지만

우리는 밑에서 주차를 하고

차도 옆길로 눈이 쌓인 계곡도 보며  걸어 올라갔다

 

기회 되면 언젠가 찾아볼 생각이었던 곳

겨울철이기에 한산한 일주문을 통해 올라갔다

예상했던 것보다 규모가 상당히 컸다

정중삼층석탑이 있고 석등이 있는 큰 마당에

해인도라고 기원할 수 있는 도표도 만들어져 있으니

눈 덮인 길을 찾아 합장하며 돌고 있는 불자들이 보였다

 

겹겹이 쌓인 기와지붕들이 

높고 낮음의 층층 구중궁궐처럼 보이는 해인사 사찰

길 따라 다 둘러보고 싶었어도

사람 따라다니다 보면 못 돌아보게 되었다

이어 나무 목판으로 만들어진 팔만대장경으로 향했다

 

보관한 목조건물로 15세기 무렵 세워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특히 바닥흙에 숯과 횟가루 소금등을

모래와 함께 차례로 넣음으로써 

습기등을 잘 빠져나가도록 해

목판들이 아직까지 잘 보존되고 있는 것이 높이 평가 되어

1995년 12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8만 장이 넘는 경판에 똑같은 구양순체의 글자

이를 본 추사 김정희가" 이는 사람이 아니라 신이 쓴 것 같다"

무려 5200만 자를 파는 각수만 1800명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천년의 세월을 견뎌낸 해인사 팔만대장경

수많은 백성과 승려, 장인들이

외세의 침략에 시달리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만든

대장경의 가치와 의미가 상당히 크다고 한다

 

 스님이 긴 여정길에 나서는 듯

우리도 길을 따라 다음 행선지 부여로 향하였다

 

고속도로를 달리며 휴게소에 들렀더니

눈 덮인 진안 마이산이 눈에 들어온다

 

울산에서 합천으로 이어 부여로 이동이다

휴양림 예약 가능 한 곳으로 택하다보니

경상도에서 충청도로 달리고 있다

잎은 이미 떨어진 천년이 넘은 은행나무를 찾았다

전염병이 돌 때도 이 마을만은 무사하여

오래전부터 영험한 나무로 여겨

매년 정월에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고 있다는 수호목이다 

 

 부여에 자그마한 사찰

경내에 있는 쌀바위에서 비롯된 이름 미암사

주차장에 들어서면 임시 옮겨놓은 와불상이 있고

백 여기가 넘는 금색 불상이 도로변에 서있다

길 따라 올라가면 한 덩이 한덩이 쌓아 올린 축대

사암이라는 돌담 위에 미암사가 있었다

 

절에서 나오는 불자님한테 합장하며 

왜 쌀바위라고 할까요 물었더니

 단답으로  "바위에서 쌀이 나온다고 한다" 

웃었다 

아무리 전해져 내려오는 설이라고 해도 가당치 않았다

 

높이 30m의 쌀바위

한 노파가 대를 이을 손자를  얻기 위해

절을 찾아와 불공을 드렸다

그러던 중 꿈에 관세음보살이 현몽해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하면서 호로병에서

쌀 세 톨을 꺼내 바위에 심고

끼니때마다 이 바위에서 나는 쌀을 가져다 밥을 지으라고 하였다

손자도 얻고 쌀이 쏟아져 나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설화뿐이다

 

신비로운 이야기는 사실여부 관계없이 자연적인 풍화로

흰색을 띠는 바위로 석영이라는 광물로 이루어졌고

실제로 좋은 기운이 나오고

원적외선이 방사되는 지방 문화재이기도 하다

 

이어

백제 시대의 가림성이라는 옛 지명

 주차장에서 성흥산성까지는 10여분 오른다 

당연히 서동왕자와 선화공주가 연결되는데

사랑을 나누며 기념하기 위해 후에 심은 느티나무가 

지금의 사랑나무로 빛을 발한다

 

400년 된 느티나무가지가

절묘하게 사랑의 하트모양으로 자라다 보니

겨울이면 노을과 함께 젊은 연인들이

사랑 약속이라도 하듯이 꾸준히 사랑받으며

많이 찾는 장소가 되었다

 

저물어 가는 22년도를 기념하기 위해 

해님을 소중히 담아 보았다

 켜켜이 쌓인 산그리매

하염없이 지는 태양을 바라보는 이 순간~

어떤 의미도 부여하지 않고 노을에 취해본다

 

칠갑산 계곡 깊은 곳 끝에  자리 잡고 있는 장곡사

두 개의 대웅전을 보유하고 있는 마곡사의 말사이다

 

절에서 사용하는 북은 보통 소가죽으로 만드는데

장곡사는 한승려가 손수 인도에서 건너가 

코끼리가죽을 구해 만들어진 법고이다

 제작된 연도나 과정은 없지만 떨어진대로 기우고 쓰다가

지금은 수선할 가죽을 구하지 못하여 

큰 구멍난 채로 북을 울리지 못하고

법종루에 매달려 있다 

  법종루 바로 밑에는

시래기가 널어져 있는 정겨운 사찰이었다

 

바람소리조차  없는 한산한 사찰은 고즈넉해 보였다

지금은 눈 덮인 장독대가 눈길을 끌었지만

벚꽃이 피어나게 될 4월이면

꽃잎이 흩날리는 아름다운 벚꽃길을

지나야 갈 수 있는 장곡사이다

 

 한옥 문살에 잘 어울리는

남천 열매가 햇살에 빛을 발하고 있었다

 

어린 시절 말타기 놀이 하던 생각이나 

개구쟁이 모습도 담아 보았다

 

공주 한옥마을에서 걸어 10분 거리 무령왕릉

백제 제25대 무령왕과 왕비의 무덤이다

1500년 전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완전한 상태로 1971년 발굴되었고 

2015년에 백제역사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세계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인정받는 공주의 역사 유적지이다

 

연꽃무늬 벽돌을 뉘어 쌓기와 세워쌓기를 반복하며 

정교하게 쌓아 올린 내부가

전성기를 누린 왕릉답게 만들어진 무덤이었다 

 

왜정시절에도 완만한 능선에 무덤들이 흙속에 묻혀 도굴되지 않았다

배수시설 공사 중 우연히 발견되어 완전한 상태로 보존해 있는 릉

보물창고와 다름없는 유물들이 출토된 무덤은 지석 외에도

금제관식, 귀걸이, 팔찌, 고리장식칼, 청동거울,

도자기, 오수전등 4,600 여점이 이르고 12건이 국보로 지정됐다

주인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왕릉이어서

세상을 놀라게 하였던 무령왕릉이다

 

한 달 전인 11월 말 경에 장태산을 잠깐 들려보았었다

시간상 다 돌아보지 못한 채 귀가했었다

이번엔 장태산 휴양림에 예약을 하고 천천히 둘러보기로 했지만

이미 눈이 내린 겨울이기에

출렁다리도 전망대도 출입금지 시켰다

 

아침에 일어나 조용히 숙소 주변만 돌아보았다 

<내가 지구를 돌릴 것처럼 ㅎ>

숲 속의 산장에서 눈이 내리길 바랐지만 

복은 다 주지 않는다

 

모세의 기적처럼 나타나는

무창포로 향했다

밀물시간대이기에 석대도 섬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바로 근처에 있는 

다리가 놓인 닭 벼슬섬 건너 보았다

 

짐작은 했지만

닭 벼슬처럼 생겨 지어진 이름

 

대천항에서 일몰이 환상이라는 곳에 숙박하였다

아름다운 일몰은 날씨가 따라 주지 않고

다음날 아침 발코니에서 한컷으로 대신하였다

 

귀가하면서 

보령 폐목장으로 향했다

언덕 위에 하얀 집이 아니고 보리밭 속에 폐목장

목가적인 풍경이다

 

보리밭 사이로 간간이 눈이 쌓인 목장은

사유지로 각광을 받아 핫하게 떠오르는 장소였다

푸릇한 봄도 좋고 보리가 익어갈 즈음

초여름에도 좋을 듯하다

 

이어

간이역으로 바뀌고 지금은 폐역이 된 나의 고향

화양역을 찾아 추억을 더듬었다

초년시절  역전에 자그마한 구멍가게를 잠깐 동안  하셨던 아버지 

역사도 2층으로 새로 지어 낯설고 가물가물 하였다

생각했던 장소는 오간데 없고 사유지이면서

철조망을 해놓아 들어가 보지도 못했다

살던집에서 마을 지나

작은 개천을 펄쩍 뛰며 어렵게 건너면서 다녔었다 

아담한 단층 역사에 기차가 정거하면

보따리를 들고 읍내 장에 다녀오던 사람들이 보였는데  

한참을 서서 58년만에 찾았던 그곳을

어릴 때 추억여행을 하며 그리워했다

 

예당 저수지에 들려 어죽집을 찾았다

개사료로 어죽을 끓여 철퇴를 맞아 한동안 문을 닫았던

어죽집들은 다시 열었다

 먹어 보았던 입맛을 찾다 보니

가격도 많이 오르고 사람들 여전히 붐볐다

 

활동할 수 있을 때 아니 걸을 수 있을 때까지는

집시처럼 돌아다니며 

노후를 보내자는 약속이듯 실천하고 있었다

봄이면 꽃 따라 다니다가 삼복더위엔 잠깐 쉬고

가을엔 단풍 찾아다닌다

어느새 눈이 내리는 22년 12월 겨울이 되었다

 화살처럼 빠른 노후에

동반자가 전국을 누비며 함께 해주어

변함없이 여행을 다니는 시간들이었다.